행안초등학교 학생들이 좌측 상단에 설치된 공기청정기 아래서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종철 기자

학교별 사업비 배정 마치고 구입만을 남겨둬
자체결정방식 택한 학교, 2월말에 설치 완료해
공동통합발주방식, 4월 중순경에나 설치 예정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관내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공기청정기를 구비해 놓지 못해 학부모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 5일 전북도교육청이 올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세워서라도 도내 모든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당장이라도 설치될 것으로 보였던 기대감이 불만의 목소리로 변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이 도내 초등학교 전체에 공기정화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은 어제 오늘일이 아닌 2017년에 시작됐다. 이 사업은 초등학교뿐 아니라 전체 유치원과 특수학교에 2019년까지 공기정화기를 설치하겠다는 것으로써 작년도에 도내 유치원 전체에 설치를 마무리했다.
이어 올해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전체에 설치할 목적으로 예산을 세웠고 학교별로 사업비 배정을 마쳐 구입만을 남겨둔 상태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2월말에 공기청정기 구입을 마친 학급은 전북도 전체 5300여개 중  1500여 학급에 달한다.
부안군만을 따지면 관내 22개 초등학교 중 8개 학교 54개 학급이 설치를 마쳤고 이 곳의 학생들만이 공기청정기 아래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나머지 14개 학교 135개 학급은 미설치 상태며 4월 중순경에나 설치를 예상하고 있다. 한 달하고도 15일이 차이 난다.
이렇듯 학교마다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공기청정기 설치 업체를 선정하는 두 가지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하나는 자체 결정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통합발주 형식이다.
새 학기 이전에 설치가 마무리된 학교들은 모두 자체 결정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했다.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신속성만을 따져보면 학교 스스로 결정하는 자체 결정방식이 수요조사와 입찰시스템을 거치는 공동발주방식보다 앞선다는 의견이다.
결국 각 학교가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발생하고 있는 환경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사항을 신속성으로 삼고 자체 결정방식으로 구매에 나섰다면 새 학기 이전에 모든 학급에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공기청정기 구입형태가 1대당 5만원씩 총 10개월분의 임대료를 납부하는 임대차방식으로서 제품구매라는 부담도 없어 공동발주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도 지적에 힘을 더한다.
이러한 지적에도 일각에서는 “공무를 다루는 직업의 특성상 자체적인 결정보다는 공동입찰이라는 공개된 절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라는 의견과 함께 “제품의 가격이나 사후 문제 등 공동입찰의 장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더했다.
부안교육청 담당자는 “2월중순경 공동통합발주를 해달라는 학교의 요구가 있어 수요조사를 가졌으며 이후 입찰시스템을 거쳐 낙찰 결과에 따라 업체가 선정될 예정이며 낙찰업체와 각 학교 간 개별 계약을 통해 설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공기청정기 구매는 각 학교가 결정하는 것으로 부안교육청은 공동통합발주를 대행 처리한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2월말에 설치를 마무리한 행안초등학교 행정실 담당자는 “공기청정기 구입 예산이 이미 결정된 상태였고 어차피 사용 한 달 후인 3월에 임대료가 발생되기 때문에 2월 구입에 무리가 없었다”며 “대기업의 제품보다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제품을 선정했으며 아이들 활동에 불편이 가지 않도록 바닥 면적을 차지하는 스탠드 형식이 아닌 벽걸이 형으로 결정했다”고 선정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