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공무원 해외연수를 군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관광성’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안군은 지난 1월부터 공무원 국외연수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귀국시 월례조례에서 보고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무국외연수 운영계획’을 수립해 현재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부안군청 출입기자단과 권익현 군수와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안독립신문>이 공무원 국외출장의 비효율성과 세금낭비 우려를 전하며 신규시책 발굴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군정 접목 방안을 질의하자, 권익현 군수가 즉석에서 수용하며 시행을 약속해 이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인 이상 단체공무국외여행의 경우 서면심사를 배제하고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심사위원회에서 ▲여행의 필요성 ▲방문국과 방문기관의 타당성 ▲여행자의 적합성 ▲여행기간 및 시기의 적정성 ▲여행경비의 적정성 ▲감염병 및 안전사고 예방조치 적정성 등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또 국외여행에서 귀국한 뒤에는 30일 이내 보고서를 작성해 주무부서에 제출하는 한편, 분기별로 1회씩 월례조회 석상에서 팀별로 보고를 하도록 했다.
특히 보고회에서는 출장의 주요내용은 물론 군정 접목방향이나 신규시책을 발굴해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동안 무늬만 ‘국외출장’이던 ‘관광성 연수’가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존에는 여행대상국의 지형과 기후, 역사 등을 장황하게 기술한 상투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국외출장을 마무리 했었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 12일부터 12월 16일까지 4박 5일 동안 ‘공무원 멘토링 국외연수’라는 이름으로 대만 가오슝을 다녀온 14명의 공무원은 최근 월례조회에서 보고회를 갖고 ▲신재생에너지 놀이공원 조성 ▲스포츠파크에 태양전지판 설치 ▲자연에너지파크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변산해수욕장 에너지 자립 숙박타운 조성(세금감면 등 정책 우대) ▲우리동네 태양광 LED사업 ▲아파트 담장철거 및 녹지공간 조성 ▲주요관광지 친환경전동자전거 투어(부안마실길, 잼버리 상품화, 위도면 일원) 등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물론 ▲해상풍력단지를 기존 신시도~야미도 구간에서 새만금 홍보관~신시도까지 연장할 것을 제안한다거나 ▲상설시장~석정문학관~매창공원에 이르는 부안읍 시내투어 관광코스 개발을 제안하는 등, 현재 부안군이 처한 입장과 군민 여론 등에 대한 이해도가 낮거나 재탕에 불과한 제안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과는 별도로 공무원들이 국외 출장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군정에 접목할 방안을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정책 제안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부안군은 앞으로 매 분기별로 해외연수에서 발굴한 ‘신규시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관리대장을 작성해 별도 관리한다. 또 매년 2회씩 이들 신규시책 추진상황에 대한 보고회를 별도로 갖고, 우수사례를 책자로 제작해 전직원이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경북 예천군과 경기 과천시 등 기초단체 의원들의 관광성 해외연수와 세금 낭비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안군의 이 같은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얼마나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게 추진될 것인지 여부는 군민들의 끊임없는 관심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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