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일부 유치원 및 학교, 돌봄·방과후 등 이용 못해
학부모, “맞벌이는 어디에 아이 맡기라는 건지” 한숨
타 지역 학교, 대체교실·외부 프로그램 등 대책 마련

관내 유치원 및 초·중·고 학교가 여름방학 기간에 석면 천장 교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돌봄 및 방과후를 이용할 수 없는 학생과 학부모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도교육청은 2015년부터 학생 수, 시설 상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도내 학교 건물의 석면 천장 교체 공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여름 방학기간 동안 격포초, 백산초 등 관내 유치원 및 초등학교 6곳이 교체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두 기준치 이하이지만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유해성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교체는 시급한 사안이다. 문제는 방학기간 공사로 돌봄교실 및 방과후학교 운영이 중단돼 유치부 및 초등 저학년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이 우려되지만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여름방학에 석면 천장 교체공사를 하는 관내 유치원 및 초등학교 6곳 중 석면 교체공사 기간이 짧은 해오름유치원과 석면 성분이 없는 곰소초 병설유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학교는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운영하지 않는다. 5개 학교 유치부·초등부 248명의 아이들이 방학 한 달 동안 갈 곳이 없어진 셈이다.
특히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는 당장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방학 때 학교에서 석면 교체 공사로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데 맞벌이 부모는 아이들을 어디에 맡기라는 건지 걱정이다”면서 “저출산 문제 때문에 애기를 낳으라고 하는데 낳기만 하면 뭐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A 씨는 이어 “아침에 출근할 때 도서관에 데려다 주고 점심시간에 가서 밥 먹이고 퇴근할 때 데려갈까 생각중이다”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타 지역도 여름방학 기간에 대부분 석면 교체공사를 하지만 일부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을 최소화기 위해 대책을 마련한 곳도 있었다.
전주의 인후초교는 별관 건물 석면 교체공사가 있지만 학부모의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본관 동으로 옮겨 운영할 예정이다. 고창의 봉암초교는 본관 건물 교체공사 예정인 가운데 유치원 돌봄교실은 별도 건물인 다목적교실에서 운영한다.
또한 31명인 초등부 전 학년을 대상으로 수련원과 수영장을 빌려 각각 영재수업과 수영교실을 운영해 학교 밖 방과후로 대체할 계획이다.
공사를 순차적으로 나누어 진행해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을 최소화한 학교도 있다. 고창의 흥덕초교는 지난해 여름방학에 유치원, 겨울방학에 본관을 교체했고, 이번 여름방학에는 강당의 석면 천장을 교체한다. 흥덕초교 측에 따르면 효율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교체 공사를 진행했고, 공사 기간에도 돌봄교실 및 방과후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반면 부안 관내 초등학교 5곳이 석면 교체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방학기간에 갈 곳을 잃은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부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부모 입장은 공사를 여러 번 진행되는 것보다 한 번에 끝나는 것을 원한다”면서 “학생들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체교실을 미리 마련해달라고 학교에 요청도 했지만 학부모들은 수업을 안 하기를 원했다”면서 “(지원청에서는) 지침만 내릴 뿐 학부모 회의를 통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