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카 밀고가다 어르신 한 분 나뭇가지에 얼굴 찔려
주민들, “가로수 뽑아내고 턱 낮췄으면 좋겠다” 불만
부안군 “지장물이 더 문제…지켜보겠다” 입장 밝혀
본지는 지난 4월 27(제661호)일자 <줄포 어르신 “실버카는 차도를 이용하세요(?)> 기사에서 줄포면에 새롭게 조성된 인도가 도로 바닥과 높이 편차가 커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좁은 인도에 가로수를 심어 휠체어나 어르신들의 지팡이 역할을 하는 실버카 등의 통행이 어렵다고도 지적했었다. 그런데 여전히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줄포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으로 한국농어촌공사 부안지사가 부안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지난 2015년부터 공사를 시행했다. 사업 목적은 열악한 농촌 기초생활기반인 도로 및 시가지 정비와 지역경관개선, 주민역량강화를 통한 살기 좋은 농촌 조성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여론은 사업 목적과는 다른 모양새다. 이 사업 이후 주민들은 살기 좋은 농촌은 고사하고 더 불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성된 모습을 보면 노약자나 장애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4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줄포면 중앙로를 찾았다. 보도 이후와 달라진 것은 없었고, 여전히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상인 A씨는 “시골이라 어르신들이 많다. 그런데 턱을 이렇게 높게 해놓으면 얼마나 불편하겠느냐. 다른 곳에 가서 물어봐라. 같은 말이 나올 것”이라며 “또 좁은 인도에 가로수를 왜 해놨는지 모르겠다. 뽑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공사를 하면서 양쪽 인도 옆에 쇠로 덮어서 차가 지날 때면 시끄러워 죽겠다”면서 “좁은 곳에 나무를 심어놓고,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주민은 “양쪽에 차가 주차돼 있으면 시내버스가 지나갈 수 없어 차가 막혀 복잡하다”며 “도로를 새롭게 조성한 후 여러모로 불편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지인에게 들었던 얘기”라면서 “어르신 한분이 실버카를 밀고 가다가 인도에 심어진 나뭇가지에 얼굴을 찔렸다”며 인도에 심어진 가로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4일 줄포를 방문했을 때 한 어르신은 인도로 올라가는 게 어렵다 보니 낮은 곳을 향해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느릿느릿 도로 위를 걸어서 이동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전통휠체어를 이용하던 주민 역시 인도에서 차도로, 또 차도에서 인도로 가는데 가로수와 높은 인도 경계석 때문에 이동에 불편함을 겪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이 목격이 되는데도 부안군은 주민들이 회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고, 중간 중간 횡단보도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안군 관계자는 “저희도 주민들에게 물어봤다. 일부 주민들은 그대로 놔둬라, 이게 전부다 회의를 거쳐서 한 사항”이라며 “맨 처음에 공사 계획 잡으면서 여론이 많았는데 곰소처럼 턱을 낮춰서 해야 한다. 어떤 분들은 높여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가로수 같은 경우에도 지장물이 더 문제지 가로수가 문제가 아니다”며 “지켜보려고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부안군은 주민들의 민원에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향후 인도 개선과 가로수에 대한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