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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축사] 약자를 보살피는 신문이 됐으면길원옥 /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말이 그렇지, 625일간이나 수요일마다 명동성당 앞에 나갔어요. 어느 누구 하나 봐주는 사람이 없어도 6백25일간이나 이어왔어요.

그런데, 수요집회 나갈 때마다 한 사람씩 죽어나갈 때마다 얼마나 속상한지 몰라요. “아무개가 유명을 달리했어.” 하는 소식 들을 때마다 가슴 아프고, 나와 똑같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죽어나가는구나. 내 부모 형제 죽는 것보다 더 속이 상해요.

그러나 어떡합니까. ‘우는 아이 젖 준다’고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거라고 계속하고 있어요. 다문(만) 몇 명이라도 더 살아 있을 때 그저 “잘못했다” 는 말 듣는 게, 남아있는 사람들이 할 일인 거 같아요.

꽃다운 인생 다 짓밟히고, 자식 하나 없이 오랜동안 그늘 속에서 살아왔어요. 우리가 이렇게 하는 거는 저 사람들한테(일본 전범, 일본정부) 한 마디라도 “잘못했다”는 말 듣고 가는 거에요.

이제 죽으면 고만인데, 누가 알까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살아왔어요. 제 스스로가 나쁜 짓을 한 게 아닌데, 시기를 잘 못 타고나서 그랬던 건데, 감추고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살아왔어요. 오늘이라도 불르면 가야해요. 저희들 힘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정부도 강력하게 요구를 해주셨으면 해요. 자기네 나라의 딸들이라면 과거청산 하지 않고 있었겠어요?우리는 그저 약하니까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부안독립신문이 잘 되도록 기도를 해드릴께요. 우리는 힘이 없으니까,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있을 때 “잘못했다”는 말 듣고 가게 해주세요.

구술정리; 이향미 기자

길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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