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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려면
   
▲ 이은영 전북민주동우회 회장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후에 열릴 예정이다.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고비가 되겠기에 우리 한민족은 남과 북을 막론하고 기대와 우려 속에 양국의 정상이 만나 좋은 결실이 맺어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를 폐기할 것을 주장하며 북한의 비핵화가 확실히 이행될 경우 그에 상응한 경제지원과 체제보장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한반도비핵화를 전제로 미국이 대(對)북한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핵위협을 종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미 양국 모두 비핵화와 평화체재를 실현하는 것에 동의하며 양국의 정상이 만나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논의하고자 오는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던 것이다. 이번 북미 간 첫 정상회담은 북미 양국만의 현안으로 그치지 않고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 중·미·일·러 4대 강국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4월 27일 남과 북의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한 판문점선언의 연장선에서 이번 북미회담이 성사되었지만 오히려 북미회담이 성공해야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겠기에 북미회담의 결과에 따라 판문점선언의 운명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반도의 미래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이번 북미회담을 낙관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장애물이 놓여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북미 양국 간 상호불신이다. 미국이 세계최대강국임을 내세우며 고압적인 자세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무기 폐기(CVID)를 북한이 선 조치해야 보상이 따를 것이라는 다소 무례하고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도 다 불신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북한이 미국을 믿지 못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북미 간 여러 차례 비핵화 협약이 있었으나 번번이 미국이 먼저 약속을 어겼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달 초 2015년 맺은 이란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2015년 당시에 미국과 이란은 IS라는 공동의 적을 상대로 협력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IS가 몰락한 지금에 와서 미국은 이란과 협력할 동기가 없어진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언제나 약속과 신의를 저버리는 미국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미국은 자기 나라의 이익 앞에서는 언제든지 국가 간 약속을 깨버렸다. 더 나아가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전쟁과 침략도 불사하는 호전적인 나라다. 영국이 한때 전 세계에 걸쳐 식민지를 확장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 불리었다면, 미국은 건국 이래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켜 온 패권국이다. 미국은 전쟁으로 나라를 세우고(독립전쟁), 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했다(멕시코전쟁). 북미대륙의 원주민이었던 인디언을 도륙하며 이를 프런티어 정신으로 미화하기도 했다. 미국은 자기 국내의 갈등을 전쟁으로 해결(남북전쟁)한 나라다. 원자폭탄을 실제로 사용한 세계 유일한 나라가 역시 미국이다. 지금도 중동에서 미국은 전쟁 중이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보름 정도 남겨놓은 지금도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불사하겠다며 위협을 하고 있다. 미국 부통령 펜스는 지난 21일 기자와 만나 트럼프가 회담장을 나와 버릴 수 있다며 김정은이 합의하지 않으면 리비아 모델이 끝났듯이 끝나고 말 것이라고 북한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평창올림픽에 와서 안하무인격으로 외교적 결례를 넘어 오만방자하게 무례한 행동을 서슴지 않던 펜스는 자신의 천박한 현실 인식 수준을 노출하며 국제적인 창피를 당했던 사실을 벌써 잊은 것 같다.
노벨평화상은 이미 따 놓은 당상이란 듯이 기고만장하던 트럼프는 북한 김계관의 경고에 움찔했던지 며칠 동안 특유의 입담을 삼가더니 22일에는 평화회담이라는 한글까지 새긴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까지 미리 공개하며 북한의 환심을 사려한다.
그러나 미국은 대통령이 혼자 끌어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3권 분립이 확고하고 지방분권이 확실한 나라다. 대외정책에서도 항상 매파와 비둘기파가 치열하게 논쟁을 하며, 이른바 군산복합체라 불리는 전쟁무기상인 세력과 뉴욕을 중심으로 한 금융자본 세력이 각자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안 별로 연합하거나 대립각을 세우는 등 매우 복잡한 나라다.
트럼프는 가까이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고, 다음 대선에서 재선 고지에 오르기 위해 미국 내의 복잡한 세력들을 규합하고 북한의 불신을 해소해 북미 간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려면 북한의 비핵화만으로는 모자란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재를 구축해야하고 더 나아가 동북아사아의 비핵화를 통해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종식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세계 평화에 공헌하는 것이며, 그리함으로써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이은영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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