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상설시장 상인대학이 지난 4월 23일부터 매주 2회씩 열렸다. 친절, 청결, 점포 경영의식 교육과 함께 상인 간의 단합이 강의의 주된 목적이었다.
상인들은 수 십년 넘게 시장 안에서 함께 장사를 해왔지만 특별한 날이 아니면 마음 편하게 마주 앉아 얘기할 기회도 쉽지 않다. 가게 문을 닫기 전에는 식사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상인이, 단골 손님이나 와야 한번 꺼낸 이야기를 손님 없는 틈이라도 띄엄띄엄 마저 담을 수 있다. 그렇다고 가게 문을 닫은 후에 고단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미루고 이야기 나눌 짬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상인들은 상인대학에서 두 시간 동안 한 자리에 앉아 맞장구라도 치고 함께 웃는 것만으로도 정이 깊고 서운함도 좀 풀린다.
문화상회 강순임씨 “좋죠. 언제 형님 아우 칭찬도 해보고, 어깨도 주물러 보고 하겠어요. 저번에 여섯 명씩 팀 짜서 문제 풀 때 상인들 끼리 화합 되는 것 같아 좋더라구요. 개사해서 가게 홍보해주는 노래도 부르니까 얼마나 재밌는지 웃느라 혼났네요.”
부안상설시장 선도시장 사업단이 상인교육을 KDI에 위탁을 맡겨 유명 강사들이 시장을 찾아와 선도시장 사례들을 강의했다. ‘상인간 소통과 공동체 만들기’, ‘점포 차별화와 명품시장 만들기’, ‘매출을 올려주는 광고홍보 전략’, ‘눈에 띄는 POP홍보 전략’ 등 모두 열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경험 많고 여러 시장을 둘러본 강사들이 재밌고 쉽게, 상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7시부터 9시까지 강의가 열리다 보니 가게 문을 닫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온 상인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많아도 꾸벅 꾸벅 밀려오는 졸음에 어쩌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상인들은 신상품 개발이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홍보 전략 등에 눈이 빛났다. 부안상설시장을 다녀간 다른 시장 상인들이 배우고 쫓아하는 모습에 반갑고 자부심을 느끼는 눈치였다. 또한 더 발전시킨 시장 소식에는 경쟁의식이 엿보이고 같은 상인으로서 희망을 발견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은 ‘눈에 띄는 POP홍보 전략’이라는 주제로 이인선 교수가 강의했다.
부평시장의 신상품 개발 사례, 통영의 욕카페처럼 혁신적인 판매 홍보전략, 특색시장 성공 사례로 속초 중앙시장의 용가리 과자-시장을 즐겁게 하는 요소. 시장 이름을 변경해 주목받기 시작한 시장들 화순전통시장이 화순 고인돌전통시장으로, 정성 5일장이 정선 아리랑 시장으로 바뀐 사례를 귀담아 들었다.
자매수산 서기주 씨는 “새롭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더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장마다 자기만의 특화가 있어야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이 많이 되더라구요.”
송가네 수산 김정숙 씨는 “그동안 한 번도 교육 빠지지 않고 들었는데 재밌게 들었어요. 시장 마다 이름이 바뀌고, 새로운 시도들이 뜻있게 다가왔어요.”
문화관광형 사업부터 상인대학이 운영됐다. 그간의 상인대학과 달리 이번에는 이론적인 내용에 중점을 두었다. 다소 흥미는 덜하더라도 강의가 끝난 후 상인들에게 남는 것이 있도록 또한 가게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술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했다.
선도시장 사업단에 안대형 국장은 “상인 분들한테 필요한 경영서비스에 집중했거든요. 그전에는 교양이라든지 레크레이션 쪽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이론 쪽을 보강했는데, 사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가볍게 강의를 하면 호응은 좋은데 끝나고 나면 남는 것은 없어요. 그 자리에서 웃고, 스트레스 푸는 것 뿐이잖아요. 이번에는 지식이라든지, 경영 컨설팅이든지, 서비스마인드를 강의해서 상인 분들은 재미 없더라도 남는 게 좀 있지 않을까 이번 반응을 보고 내년 강의 계획을 세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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