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우리 지역에서 만든 빵이 전국에서 판매율 1위를 기록하며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주산면에 위치한 ‘징코푸드베이커리’와 ‘피요레’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전국 cu편의점에서 디저트 케잌 판매율 1위로 동종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올해 연매출 200억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년 전 문 닫은 공장을 인수해 시장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도전으로 일군 성과다. 우리 지역 기업의 성장과 함께 앞으로 지역경제에 활성화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징코푸드와 피오레의 성공사를 창업자인 문요환 전무이사(58)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징코푸드와 피오레 전경.

맨손에서 200억 까지

현재의 징코푸드를 일군 문요환 전무이사는 ‘빵은 과학이다’라고 말한다. 비오는 날, 흐린 날, 더운 날 기후에 따라 원료는 같아도 빵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 전무는 30년 동안 오로지 빵 하나를 연구하며 살아왔다. 군산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2008년도에 부안으로 내려와 새로운 둥지를 마련한 그는 주산면에서 폐업한 김치가공공장을 인수해 공장을 새로 짓고 지금의 징코푸드를 탄생시켰다. 몇 년 후 또 다른 빵 전문 법인 피오레도 설립했다. 이름은 둘이지만 실제로는 문 전무가 경영하는 하나의 빵 전문 기업이다.
“처음에는 OEM방식으로 빵을 납품하던 업체가 있었어요. 그 업체에 빵을 공급했는데, 업체 쪽에서 빵을 취급하지 않게 되면서 당장 판로가 막혀버렸죠. 그래서 홀로 딛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많이 힘들었습니다. 직접 시장을 개척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서울식품을 찾아가 코알라 브랜드를 임대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뛰어들었어요. 무작정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빵을 홍보하고 조금씩 거래를 성사시켜 나갔죠.”
그 고비를 넘기면서 현재는 규모 있는 생산 시스템도 갖추고 기술력도 쌓았다. 또한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해 올해 연매출 200억 달성을 목전에 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고, 자연스럽게 동종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20여명이던 직원은 10년 만에 80명으로 늘었고, 올해 3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안산에 출장 사무소를 비롯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50개의 대리점에 납품을 하고 있고, 광주에도 1개의 대리점을 두고 있다. 주 거래처는 전국에 1만1천개 매장을 가진 씨유편의점과 신세계푸드, 이마트 ‘데이앤데이’다. 군납도 아직은 적은 양이지만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성공비결에 대해 문 전무는 시장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세대는 배고픈 시대라서 소보로 빵, 단팥빵을 먹었지만 요즘은 디저트 빵 세대입니다. 일본에 자주 가는데, 편의점에 가보니 디저트 빵이나 조각 케익처럼 고급스럽고 부가가치 많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시도해 보자 해서 케잌빵을 출시했는데 히트를 쳤어요. 시장변화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죠. 일본에 바나나빵 만드는 마스탁이라는 유명한 회사가 있는데 기술제휴도 맺었습니다. 그 뒤로 매출도 많이 늘었고 일본에서도 홍보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피오레가 CU편의점에 납품하고 있는 히트상품으로 판매율 1위이다.

현재 징코푸드가 CU편의점에 납품하고 있는 ‘쇼콜라 생크림케익’은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빵 이름도 재미있다. 한글 초성으로 된 ‘ㅇㄱㄹㅇ ㅂㅂㅂㄱ’이다. ‘이거레알 반박불가’ 즉, ‘먹어보면 진짜 반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웹툰 작가에게 디자인을 맡겼고, 마케팅 전략도 요즘 학생들 감각에 맞게 세운 덕이다. 2탄도 있다. ‘ㅇㅈ?ㅇㅇㅈ’(인정? 어, 인정). 말 그대로 ‘맛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어른들은 잘 모르지만 학생들은 한 번에 알아본다고 한다.
곧 3탄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공장이 있는 주산면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 블루베리를 활용한 빵이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블루베리처럼 부안지역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하루에 계란 3톤을 씁니다. 세 차가 넘는데 광주 2곳, 군산 1곳 해서 세 곳에서 공급받고 있어요. 사실 계란도 부안 것을 쓰고 싶지만 안정적으로 물량을 댈 수 있어야 하고 해썹(haccp) 인증도 받아야 하는데 부안에는 그럴 만한 가공업체가 없어요. 해썹 받은 가공회사가 있다면 지역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 점이 아쉽습니다.”
징코푸드는 제빵에 뜻 있는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제일고등학교와 협약을 맺어 장학금도 지급하고 학생들에게 제빵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병역특례로 복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이 모두 큰 도시로 나가려고만 하는 풍토 때문에 우수한 지역 인재들이 끈기 있게 버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전국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부안 토종업체라는 사실이 지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탓도 있다. 홍보가 부족한 이유도 있겠고, 또 일단 수도권으로 납품이 된 후 다시 각 편의점으로 내려오는 유통구조이다 보니 부안 사람들조차 씨유 편의점에서 빵을 사먹으면서도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사실을 모른다고 한다.
부안에 뿌리를 내린 기업이다 보니 그 수익이 직원 급여, 금융 거래, 지방세 등 지역 경제로 환원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이 시작되면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장학금을 쾌척하고 청소년 지원사업 등 이익을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일에도 소리 없이 관심을 쏟고 있지만 문 전무는 자세한 내용이 기사로 나가는 것은 정중히 사양했다. 단지 지역사회에 징코푸드와 피오레라는 기업이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만 알려져도 감사하다고 한다.

 

소박한 경영철학

징코푸드 문요환 전무이사.

“빵시장이 넓습니다. 대기업은 조 단위 매출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린 소기업이죠. 하지만 디저트 빵은 우리처럼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공장, 설비를 갖춘 곳은 없습니다. 이쪽 업계 중간 그룹에서는 손꼽히는 기업입니다.”
문요환 전무는 이만큼 성장했으니 경영에 동참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우선 지키자’고 말한다. 사업은 끝이 없지만 무엇보다 이윤을 낸 이후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소유욕을 버리는 경영철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직원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투자는 내가 했지만 돈은 나 혼자 벌 수 없습니다. 나 혼자 번다면 일당 밖에 안 되죠. 직원이 함께 모아 모아서 돈이 되고, 그런 회사가 강한 회사입니다. 직원들에게도 자주 말합니다. 함께 공유하자고 말입니다. 또 자식들에게도 이만큼 일구었으니 지켜라, 그리고 네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해요. 그래야 기회가 온다고 말입니다.”
문 전무는 부안읍내 소형 아파트에 살고 있다. 200억 매출 기업의 오너 답지 않게 소박하다. 집을 호화스럽게 꾸미는 것은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잠만 자는 곳인데 집에 투자하는 것은 사치인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좋은 기계, 장비에 투자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문 전무는 앞으로 부안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 “저도 어려운 시절을 겪었습니다. 토지세, 집세도 못 내던 때가 있었는데 6~7년 전 고비를 넘긴 이후 지금은 다행히 잘 풀리고 있어요. 군산이 고향이지만 부안에 와서 잘 풀린 것 같아요. 부안의 기운하고 저하고 잘 맞나 봅니다. 벌써 부안에서 10년 살았고 가족 모두 부안에서 살고 있으니 이제 부안사람 됐잖아요. 허허허”

피오레외 기술 제휴를 맺은 일본 마스탁에서 들여온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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