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집에서 놀고 있는 원아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인구 감소로 원아 줄고, 열악한 근무환경에 교사 모집 힘겨워
어린이집연합회, 군수 면담 통해 조리사·차량도우미 지원 호소
일부 시·군은 이미 시행 중···1년에 예산 1억6천만원이면 충분

올해 우리 지역 어린이집 두 곳이 문을 닫는다. 원아 감소와 교사 모집의 어려움 때문이다. 어린이집은 행정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부안군이 이를 외면한다는 비판이다.
우리 지역의 인구는 2016년도에 5만7천여명에서 지난해 5만6천여명으로 감소했고, 올해 들어 5만5909명(1월 29일)으로 줄었다. 또한 지난 10년간 신생아 수는 2008년에 341명에서 2017년에 293명으로 10여년 만에 14%가 감소했다.
이러한 인구 감소에 따라 현재 우리 지역 어린이집 28곳 중 정원을 모두 채운 곳은 6곳 뿐이었고 나머지 22곳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중 원생 수가 정원의 50% 이하인 어린이집은 8곳이나 된다. 우리 지역 어린이집 평균 정원 충족율이 61%이지만, 읍내 지역 정원 충족율이 높은 것을 감안한다면 면 지역 원아 감소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수년째 원아 감소와 경영난에 부안읍의 A어린이집은 결국 오는 2월 학기를 마치고 문을 닫게 됐다. A어린이집 원장은 “원생이 많이 줄어 (운영이) 어려웠다”면서 “문을 닫는 상황인데 말씀 드리기가 그렇다”고 인터뷰를 사양했다. A어린이집의 원아 수는 정원의 30% 정도였다. 그동안 어린이집을 설립한 재단 측에서 인건비 일부를 차입해왔지만 갈수록 원아가 줄어들자  휴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줄포의 B어린이집도 마찬가지로 원생이 줄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휴원을 결정한 것은 교사 모집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B어린이집 윤 아무개(58) 원장은 “4~5년 전부터 원아들이 많이 줄어 운영이 힘들었다”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교사 모집이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부안 어린이집연합회에 따르면, 우리 지역에서도 많은 보육교사 인력이 배출되고 있지만 도시 지역이나 초등학교 방과후 보육교사로 유출이 많아 교사 모집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된 이유는 낮은 처우 때문이다. 경영난에 처한 민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의 경력을 인정하기 어렵고, 영유아 보육법에 따라 12시간 보육을 하는데 높은 임금을 적용하면 시간외 근무수당에 대한 부담까지 가중된다는 설명이다.
보육교사의 급여 등 처우 문제는 국가 정책이나 제도 개선으로 해결해야겠지만 적어도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일선 지자체가 노력한다면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이나 어린이집 경영 여건은 다소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연합회는 차량도우미와 취사도우미(조리사) 지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육교사가 아이를 돌보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차량지도와 급식을 전담할 인력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지난해 12월 김종규 군수를 찾아 민간어린이집 8곳에 취사도우미(연 6천만원)와 모든 어린이집에 차량도우미 지원(연 1억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어린이집연합회 이창수 회장은 “군수 면담을 통해 둘 중에 하나만이라도 지원해달라”고  말했지만 “(군수가) 예산이 부족해 어렵다. 차후에 차츰차츰 해나가자고 하는데, 그렇게 말한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들을) 사익집단으로만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지난해 2월에도 C어린이집이 문을 닫았고 올해는 두 곳이 또 문을 닫게 됐다”면서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아이와 가정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되면 아이가 먼 거리를 통학하는 불편과 어린이집 선택권도 그만큼 줄어든다. 특히, 만 3세 미만은 초등교육법에 따라 병설유치원에도 다닐 수 없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 두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위기에 처한 민간어린이집을 돕기 위해 도내 일부 시·군은 자체적으로 행정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읍시는 2015년부터 취사도우미 인건비 월 2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 들어 차량 기사 인건비 월 10만원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고창군은 급·간식비와 보육교사 특별수당 4만원을 군 자체적으로 민간 어린이집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안군이 자체적으로 민간 어린이집에 지원하고 있는 것은 월 3만원의 장기근속수당 하나뿐이었다. 별도 지원은 없는지 물어본 결과 부안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도지원사업으로 2700(도비 900만원. 군비 1800만원)만원 예산의 보육도우미 지침이 내려왔지만 예산 이후여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추후에 추진할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A씨는 “아이 낳으라고 몇 백, 몇 천씩 지원하던데 정작 (민간) 어린이집에는 따로 지원하는 것도 없다”면서 “출산율 높이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데,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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