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주년 이후 변화, 편안해져...너무 부드러워지는 것은 우려

지난달 30일 아이들의 운동회가 있던 날이었다. 아침부터 예사롭지 않던 날씨는 기어이 비를 뿌리고 말았다.

그날 나는 6학년 딸아이의 율동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비를 맞아가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온몸을 비에 맡긴 채 운동장을 누비며 셔터를 눌러대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작달막한 체구지만 늘 어깨 한쪽에 카메라 가방을 메고, 두 손엔 카메라를 들고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사람들의 동작을 좇아다니는 그 사나이. 부안독립신문사 카메라기자였다.

그렇게해서 나온 신문에는 달랑 사진 한 컷. 바로 그러한 모습이 독립신문을 만드는 분들의 보편적인 모습이라 생각되어진다. 하루종일 기사거리와 취재를 위해 뛰어다녀도 세상으로 내보낼 수 있는 기사내용은 몇 꼭지. 시쳇말로 ‘발에 땀나도록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간 1주년 이후 독립신문은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제호 바탕색이 바뀌었고, 글씨체와 글씨 크기가 달라졌다. 집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리모델링은 성공한 것 같다. 푸른색이 주는 시원함이 좋고, 글씨가 부드러워 읽기에 편안하다. 늘어난 사진으로 전체의 구성이 시원해졌다. 그리고 의도된 기획인지는 모르겠지만 문화기사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분히 문학적인 내용이 많아, 신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의도가 되레 너무 부드러워진 것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독립신문은 주민들의 신문이어야 하고, 그 주민들은 아직도 구체적인 삶의 모습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지점과 지금 당장 필요로 하여 보여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 구심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여전히 기사의 호흡이 길다. 독자위원회의 신문모니터 모임에서도 이미 지적된 의견이지만 내용이 긴 기사는 신문을 읽는 데 있어 많은 진지함을 요구한다. 물론 기사거리에 따라 길게 가는 것도 있겠지만, 짧게 구성된 것도 있어야 쭉쭉 읽는 재미가 있다는 뜻이다.

한 기사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이기보다는 다양한 기사들과 여러 내용을 실어주었으면 싶다. 이웃의 얘기가 많이 나와야 그 얼굴을 보기 위해서라도 신문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다가 또 누구 없나 하며 찾는 도중에 이 기사 저 기사를 읽어가는 재미와 함께 친근감을 갖게 되는 것 아닐까? 그 신문이 지금 내가 바라는 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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