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주년 이후 변화, 편안해져...너무 부드러워지는 것은 우려
그날 나는 6학년 딸아이의 율동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비를 맞아가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온몸을 비에 맡긴 채 운동장을 누비며 셔터를 눌러대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작달막한 체구지만 늘 어깨 한쪽에 카메라 가방을 메고, 두 손엔 카메라를 들고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사람들의 동작을 좇아다니는 그 사나이. 부안독립신문사 카메라기자였다.
그렇게해서 나온 신문에는 달랑 사진 한 컷. 바로 그러한 모습이 독립신문을 만드는 분들의 보편적인 모습이라 생각되어진다. 하루종일 기사거리와 취재를 위해 뛰어다녀도 세상으로 내보낼 수 있는 기사내용은 몇 꼭지. 시쳇말로 ‘발에 땀나도록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간 1주년 이후 독립신문은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제호 바탕색이 바뀌었고, 글씨체와 글씨 크기가 달라졌다. 집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리모델링은 성공한 것 같다. 푸른색이 주는 시원함이 좋고, 글씨가 부드러워 읽기에 편안하다. 늘어난 사진으로 전체의 구성이 시원해졌다. 그리고 의도된 기획인지는 모르겠지만 문화기사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분히 문학적인 내용이 많아, 신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의도가 되레 너무 부드러워진 것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독립신문은 주민들의 신문이어야 하고, 그 주민들은 아직도 구체적인 삶의 모습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지점과 지금 당장 필요로 하여 보여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 구심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여전히 기사의 호흡이 길다. 독자위원회의 신문모니터 모임에서도 이미 지적된 의견이지만 내용이 긴 기사는 신문을 읽는 데 있어 많은 진지함을 요구한다. 물론 기사거리에 따라 길게 가는 것도 있겠지만, 짧게 구성된 것도 있어야 쭉쭉 읽는 재미가 있다는 뜻이다.
한 기사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이기보다는 다양한 기사들과 여러 내용을 실어주었으면 싶다. 이웃의 얘기가 많이 나와야 그 얼굴을 보기 위해서라도 신문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다가 또 누구 없나 하며 찾는 도중에 이 기사 저 기사를 읽어가는 재미와 함께 친근감을 갖게 되는 것 아닐까? 그 신문이 지금 내가 바라는 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