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설/칼럼 시사칼럼
줄포만 갯벌의 손님, 황새와의 공존을 위해
  •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
  • 승인 2018.01.26 17:22
  • 댓글 0
   
 

지난 1월 14일 오후4시, 전주를 출발해 오후5시경 부안 줄포만갯벌을 찾았다. 몇일간 눈이 많이 내렸는데 갯벌의 모습은 어떤지, 갯벌에서 머무르는 새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찾은 것이다. 만조시간이 되어야 바닷물이 갯벌을 많이 덮어 새들이 바닷가로 밀려 나오기 때문에 개체식별이 쉬워진다. 그래서 만조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것이다. 만조시간이 다 되었지만 바닷물이 줄포만갯벌을 모두 덮지 않아서 흰색의 눈이 바닷가 주변의 갯벌을 뒤덮어 햐얀 벌판을 이루고 있었다.
  갯벌 안으로 난 발자국을 따라 걸어 들어갔다. 나 보다 먼저 왔다간 사람들이 이런 설경을 보고 어떤 느낌이었을까. 칠면초와 갈대 등 염생식물들은 앙상한 줄기만 남긴 채 쓸쓸히 서 있다. 흰 눈이 주변을 가득 덮고 있어서 이들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 했다. 간간히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면서 쓸쓸함을 느끼게 했다.
  바닷가를 따라 부안군 줄포면과 고창군 흥덕면 사이의 경계지역인 갯벌에 다다랐다. 멀리 큰 새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망원경으로 확인해 보니, 황새 11마리나 관찰되었다. 1월 19일 오후 4시30분에도 같은 장소를 다시 찾았더니 무려 황새가 17마리나 관찰되었다. 놀라운 일이다. 2007년 1월 5일에도 이곳을 찾았다가 황새 10마리를 최초로 관찰한 바 있다. 당시는 부안군이 신청해 부안 줄포만갯벌을 해양수산부가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직후 이여서 이를 축하하기 위해 황새가 찾아온 것이라는 내용으로 부안독립신문에 보도를 한 바 있다. 이후 매년 개체수가 감소하다가 4년전인가 2마리까지 줄어들었다가 3년동안 관찰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겨울에 황새가 17마리로 최대 개체수가 관찰된 것이다. 14일과 19일에 관찰한 황새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한 황새가 각각 1마리와 2마리가 분명히 보였지만 나머지 황새 대부분은 가락지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같은 관찰 결과를 예산황새공원에서 근무하는 김수경 박사와 정보를 주고 받았다. 문화재청의 예산지원을 받은 한국교원대학교의 황새생태연구원이 20여년동안 황새 복원사업을 하고 있고, 이들 일부 개체를 예산군 내 황새공원으로 옮겨 복원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예산황새공원에서 증식한 황새들에게 가락지와 GPS위치추적장치를 매달아 방사를 하고 이들이 어떤 경로를 이용해 이동하는지, 어떤 서식지를 선호하는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아가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김수경 박사가 전하는 정보에 따르면, 14일 같은 시간에 가락지 A81, A85, A95, B01을 각각 부착한 황새 4마리가 같은 장소에 있었고, 15일에는 2마리가 있었다고 한다. 결국 예산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 황새가 시베리아 또는 중국 동북지역에서 도래한 황새와 무리를 이루어 월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아주 중요하고 의미있는 소식이다. 시베리아를 번식지로 이용하는 황새와 한국에서 태어난 황새가 서로 만나 짝을 이루어 국내에서 머물러 번식을 하거나 한국에서 태어난 황새가 시베리아까지 이동해서 번식을 한다면 20여년 넘게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많은 국가 예산을 들여 황새를 복원한 일이 성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개체수가 급감한 더 많은 야생동물들이 복원되는 일들이 늘어날 것이고 다양한 서식지를 보전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결국 황새 등 복원하는 종을 비롯해 그곳에 사는 수많은 생물들도 온전히 살아갈 수 있어서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다양한 생태관광을 활성화시킬 것이며, 국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려되는 점도 있어서 몇가지 황새의 생존을 위해 우리의 역할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번에 관찰된 황새가 머무르던 장소가 물고기 양식장의 제방과 바로 옆 갯벌이었다. 그런데 혹시 새들이 양식장으로 들어와 물고기를 잡지 못하도록 가느다란 줄을 일정한 간격으로 양식장을 덮듯이 설치했다. 그 결과 양식장으로 날아들어 오는 새의 날개가 걸려 죽지 않을까 우려되었다. 지난해 1월 예산황새공원에서 방사한 가락지 A33번 황새가 인근 양어장에서 이같이 설치한 낚시줄에 걸려 죽었다고 한다. 따라서 양식장 운영자와 어민들을 대상으로 황새라는 종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들의 애로사항과 피해에 대해 의견을 듣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만남의 자리가 있기를 바란다. 여기에는 지방정부, 중앙정부, 전문가들이 같이 참여해 투명한 낚시줄을 사용하는 것보다 새들이 잘 볼 수 있는 색깔 줄을 사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의견교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08년 말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교원대학교 주관으로 열린 황새복원 관련 토론회에서 본인이 ‘황새를 방사하게 되면 시베리아에서 내려오는 황새가 월동하는 장소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월동지 보전을 위해 번식지인 예산군과 월동지간 지방정부의 협력과 다양한 지원사업에 중앙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토론자로 참석해 발언한 바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이를 이행하기 위해 환경부, 문화재청, 한국교원대학교, 예산황새공원, 지방정부, 전문가, 주민대표, NGO활동가 등이 참여하는 협력기구를 만들어 황새 종 보전과 서식지의 관리를 위한 이행계획을 만들고, 실천을 점검하고 이행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황새를 통해 생태문화교육과 생태관광 사업을 확대하여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게 해야 만이 자연서식지 주변에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도 환영받는 진정한 황새복원사업이 될 것이다. 이같이 주민참여형 생물종 보전활동은 이미 1992년 리우선언과 생물다양성협약과 람사르협약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국제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대한민국이 생물종 복원과 지속가능한 생명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로 황새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제199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종,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국제멸종위기종이다.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  ibuan@ibuan.com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