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운교차로에 대형 조형물이 세워진 후 주민들은 의미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농어촌공사, “기본설계에 따라…부안군과 협의”
주민 반응 “의미를 모르겠다”, “예산 낭비이다

신운교차로에 세워진 대형 조형물이 논란이다. 부안의 상징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과 함께 일각에서는 설치비용이 지나치다며 예산낭비라는 비판이다.
지난 달 말경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고마지구 신운교차로에 사람이 쪼그려앉은 모습의 높이 10미터짜리 대형 조형물이 세워졌다. 철판에 도금한 ‘부안의 첫사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조형물은 광주 소재의 조아무개 작가의 작품으로 3억원을 들여 설치했다.
부안군으로부터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 위탁을 받은 한국농어촌공사 부안군지부에 따르면 부안 태초의 사람이자 씨앗을 심는 모습을 표현해 600년 이상 오랜 농지였던 우리 고장의 정체성과 농경문화를 은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부안 관문인 신운교차로에 랜드마크(지역을 대표하는 건물)의 기능과 고마제의 이정표 기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형물의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아 주민들은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교차로에서 정차 중이던 운전자 노아무개(56. 동진면)씨는 “달리기 스타트하는 모습인 것 같다”면서 “더구나 고마제의 산책길과 떨어져 있어서 아쉽다”고 조형물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운전자들도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관련 업체에 근무하고 있다는 전아무개(34. 진서면)씨는 “3억원이라는 비용은 터무니 없이 비싸다”며 “아무리 디자인 비용이 있다지만, 다른 인건비는 1000만원이면 되고 나머지를 작가료로 봐도 1억 5천이면 충분하다”고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꼬집었다.
전씨는 이어 “그 돈을 아껴서 혼자 사시는 노인분들을 위해 썼으면 좋았을 것이다”면서 “예산 낭비다”고 지적했다.
농어촌공사 부안군지부 관계자는 “기본설계 당시에 이미 반영되어 있던 내용이다”면서 “사업 세부적인 내용도 부안군과 모두 협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용 문제에 대해 “설계사에서 단가를 산출한 것이다”면서 “예술성이나 작가비용도 고려되기 때문에 한쪽의 주장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안군청의 관계자는 “조형물 주변에 못자리도 설치하고 부안의 첫사람 오른손에 나무를 심고나면 의미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부안의 첫사람과 연계한 다른 조형물이 추가로 세워지면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2013년 5월에 부안군청이 계획을 세우고 농어촌공사 부안군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마제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은 총사업비 110억여원으로 현재 49% 정도 공사가 진행됐다. 당초 올해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그간 용지매수와 문화재 발굴 조사 등 어려움이 있어 내년 말쯤으로 늦추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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