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심, 사고우려 ‘고보조명’ 10일 만에 중단
물의거리 상인·주민은 모두 주차장 원하는데
부안군은 ‘차 없는 거리’ 계획대로 공원 조성

물의거리에 설치된 고보조명. 개당 350만원으로 운전자들의 눈부심 등 사고 우려가 있다는 문제제기에 현재는 작동을 중단한 상태다. 사진 / 이일형 기자

부안군이 ‘차 없는 거리’ 기존 계획에 따라 지난 11월 경 조성이 끝난 물의거리 경관조성 사업이 지역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부안군은 올해 초 물의거리 경관조성 사업을 발주해 11월 경 모든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관조명의 반사빛 때문에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교통사고 우려 등 민원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주차 시설을 원하는 지역 민심과 달리 공원이 조성됐다며 부안군의 경관조성 사업 전반에 비판이 쏟아졌다.
문제가 된 경관조명은 ‘고보조명’으로 그림과 문구를 바닥에 비추는 시설이다. 이 시설은 잼버리 유치 기념과 마실축제 홍보를 위해 부안군이 11월 경 물의거리 4곳에 설치했다. 이를 모르고 물의거리를 지나던 운전자 상당수가 자동차 본네트와 앞유리에 비친 반사빛에 놀라거나 강한 눈부심 등 사고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부안군의회는 지난 1일 임시회 예산안 심의에서 물의 거리에 설치된 고보조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한수 의원은 푸른도시과 심사에서 “특히 검정차인 경우 갑자기 사람 나타난 것처럼 깜짝 놀란다는 운전자들이 많다”면서 “사고 났을 때, 장애물(고보조명) 때문에 사고났다며 부안군에 소송을 걸어올 수도 있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부안읍에 사는 김아무개(50대)씨는 “바닥의 그림을 보고 가는데, 위에서 쏘아주니까 순간 번쩍하면서 앞이 안 보여 깜짝 놀랐다”며 고보조명을 처음 접했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부안군은 운전자들의 민원과 의회의 지적으로 고보조명의 작동을 10여 일만에 중단한 상태이다.
물의거리는 주차장 부족과 그에 따른 불법주정차로 차량 및 행인의 통행 불편, 교통사고 우려 등 주변 상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동안 불만이 쌓여있던 차에 고보조명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최근 공사를 마무리 지은 물의거리 경관조성 사업 전반으로 비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물의거리 상인들에 따르면 새로 조성된 공원 자리에 기존 상가주택을 허물 당시 주차장이 생기는 줄 알고 모두가 반가워했다. 한시적으로 생긴 공터에 사람들이 주차를 하면서 물의거리 일대가 주·정차나 차량 통행이 수월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부안군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뒤늦게 공원 부지임을 알고 상인들의 실망이 컸다는 전언이다.
물의거리 상인 A씨는 “위(보건소) 쪽 상인들은 전부 주차장이 생기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나중에 공원이 생기니까 다들 허탈해 했다”며 “공터에 사람들이 주차하니까 (물의거리) 전체가 한산해서 좋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다른 상인 B씨도 “손님들도 전부 주차장이었으면 했는데, 공원이 생기니까 다 뭐라고들 하신다”며 물의거리를 찾는 방문객들의 반응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원을 만들고 조명을 설치해도 과연 관광객들이 물의거리를 찾아오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더구나 밤에 볼 수 있는 경관 조명은 여름철 지역 주민들의 볼거리에 그칠 뿐이라는 것이다. 정작 지역 주민들은 볼거리 보다는 주차장을 바라는데 부안군은 지역 민심을 외면한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기존에 세워진 사업 계획과 연계해 볼거리를 만들기 위한 경관 조성사업이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외부 순환 도로나 구맑은물사업소 부지의 주차장 조성을 검토해 차 없는 거리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물의거리 전반적인 계획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뒤이어 “주차장으로 와전된 부분이지만 상인분들이 근거리의 주차장을 원하시는 점도 이해 된다”며 “앞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공모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노력들을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부안군이 경관조성으로 물의 거리에 쏟아부은 예산은 공원(부지매입대금 포함)조성과 경관조명조성 등 총 11억4천여만원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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