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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Argo, 2012)

이 달의 필자 추천작은 ‘아르고’ 딱 한 편입니다.

85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며 사실에 기반한 영화입니다. 비공개 기밀문서로 잠자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때 공개가 됐다고 하는군요. 일명 '아르고'구출작전입니다.

1979년,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시작된 인질사건인데 혁명군들이 미국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미국으로 망명한 전 정권 지도자 '샤'를 내놓으라고 하지요. 그런 상황에서 탈출한 일부 대사관 직원들을 미국으로 구출해오는 작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엄마는 이 영화를 보며 "저런 게 바로 등치고 간 낸다는 거다'라고 하시더군요.

미국은 세계평화를 위해 가장 주도적인 위치에 있지만 사실 그 뒤엔 그 어떤 나라보다 무기생산과 그 이득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나라이며 애먼 제3세계 나라의 석유이권에 떡하니 발을 담그는 강대국이기도 하지요. 내전이 일어나는 나라에 평화유지군을 투입하면서도 내전을 종결해 자국에 가장 유리한 정권을 앞세워 이득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슬람혁명이 그랬고 이 작품에서 그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르고'를 보며 또 한 번 미국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당연하다'란 의식을 아주 깊고 정직하게 갖고 있는 나라임을 느낍니다.

 

영화의 시작은 이슬람혁명이 일어나 이란혁명군들이 왜 미국대사관을 점거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이 미국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삼아 어떤 요구를 관철하려는 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너무도 명확하게요. 석유의 국유화를 단행한 모사데크를 없애고 미국에 유리한 팔레비 국왕이 정권을 차지할 수 있도록 쿠데타를 지원한 것이 미국 정부였으니까요. 더불어 이슬람 혁명으로 인해 도망간 팔레비 국왕 샤의 미국 망명까지 허락해 도왔으니 그동안 샤에 의해 죽어나가고 탄압받던 이란 국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지요. 샤를 내놓으라고 합니다. 이란 국민의 심판을 받아 처형하겠다는 의지이지요. 그러나 미국은 자기네 나라로 이미 망명한 샤를 다시 이란으로 돌려보낼 순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 선례를 만들어버리면 앞으로 그 어떤 제3세계 지도자들이 미국정부를 믿고 그들에게 협조를 하겠냐는 말이지요.

현실에선 동화책 마냥 선과 악이 분명할 순 절대 없습니다. 그 경계가 모호하고 각자 추구하는 정의가 다르니까요. 성난 국민들에겐 샤의 처형이 정의이며 미국의 정의는 폭력적인 대사관 점거와 인질협상을 벌이는 그들은 테러범이라고 보는 것이겠지요. '아르고'는 이 점을 놀랍도록 치우침 없이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사관 직원들의 탈출을 위해 강구한 작전이 그들을 캐나다인 영화제작 스태프로 속여 현지 사전조사차 방문한 것으로 해 허위 입국 자료를 만들고 다시 출국시켜 탈출을 하자는 것인데 탈출하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긴장감 넘치는 연출이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엔딩크레딧에서 당시 탈출한 6명 대사관 직원들의 여권사진을 보여주는데 배우들을 실존 인물에 맞추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디테일에 깜짝 놀랄 정도예요.

박해운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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