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농협부지 560평···버스 13~15대 주차공간에 불과
버스 1대 공간 조성에 3억원 가까이 투자되는 셈
부안군 ‘상설시장 단체관광객 위해 주차장 필요’ 주장

이곳에 버스 주차장을? 부안군이 48억여원을 들여 농협 부안군지부 부지에 버스전용 주차장을 조성하려고 하고 있다. 사진 / 이서노 기자

부안군이 NH농협 부안군지부 부지를 수십억원을 들여 매입해 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부안군은 지난 17일 열린 부안군의회 간담회에서 부안상설시장 버스전용 주차장 조성계획안을 공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부안군은 부안상설시장을 이용하는 단체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버스전용 주차장 조성을 위해 48억2000만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재원은 내년에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에 공모해 국비 28억9200만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고, 나머지 19억2800만원은 순수 군비가 투입된다.
세부내역을 보면 토지 1필지(1,845㎡)와 건물 2동(1,267,68㎡) 매입과 화장실 건물신축 1동(1억2천, 50㎡)에 42억2000만원이 소요되고, 나머지 6억원은 건물 철거, 주차장 조성 등 공사비에 들어간다.
그런데 문제는 48억2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이고도 화장실 1개와 고작 버스 13~15대 주차 공간 확보가 전부다. 이 금액을 주차 공간으로 계산하면 버스 1대 주차 공간에 3억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가는 셈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부안상설시장 방문을 위해 유입되는 버스는 주말 15대, 일일 5대 가량에 불과하다.
이러한 부안군의 셈법에 부안군의회 의원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기태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48억원을 들여 버스 15대를 받치려고 한다는 것은 부안군에서는 무리”라며 “목포냉동 앞 주차장 길을 넓혀서 버스를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나 현재 시장 주차장을 2층으로 높여서 버스 주차장을 확보하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의원은 “왜 꼭 농협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으로 조성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공유재산 승인만 받아놓고 하지도 않고, 또 다시 승인해달라고 한다. 행정이 일관성이 없다”며 날카롭게 비판했다.
장은아 의원도 “48억원을 들여 대형버스 15대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고비용”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주민들도 수십억원을 들여 버스전용 주차장 조성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과 다르지 않았다.
주민 A씨(부안읍)는 “좁은 공간에 수십억원을 들여 버스 전용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이치에도 안 맞다”면서 “그 돈 있으면 차라리 노인복지나 아동복지에 사용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상설시장 버스주차장이 문제가 아니라 부안읍내 거리 곳곳이 주차장인데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교통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깨끗한 부안 거리를 조성을 위해서도 더 시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 B씨(부안읍)는 “버스 주차장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상설시장을 더 오거나 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대부분 다른 곳들도 운전기사가 목적지에 내려주고 버스주차는 외각에 주차했다가 다시 태우러 오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협부지에 버스 전용 주차장을 조성하면 버스들이 왕래하기에는 폭이 좁아 교통이 더 혼잡해질 것”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현재 상설시장 화장실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화장실을 새로 짓고, 주차장 부지도 시장과 가까워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서 “버스들이 도로에 무질서하게 서 있는데 주차장이 조성되면 이를 방지할 수 있고 관광객들의 위험도 감소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