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숙

지지난주 토요일 나는 큰딸친구의 초대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펼쳐진 ‘세상의 중심 백제’란 전북 도립국악원의 무용극을 보고 왔다.
사실 큰애와 오랜만에 공연을 볼 수 있단 생각에 시간을 허락했고 큰딸은 제자 레슨을 조정하고 어렵게 시간을 낸 것이다.
애들이 어릴 적 나는 두 딸의 손을 잡고 문화공연이나 산이고 바다로, 주말에는 무조건 애들의 눈을 넓게 보여주기 위해 맞벌이의 달콤한 주말 낮잠을 포기했다.
두 딸은 무용을 했고 사람들에게 재미난 얘기를 해주는 언변과 심장에서 나오는 한국무용의 춤사위를 초등학교때 부턴가 선사한 것 같다.
공부도 뛰어나게 잘해 서울의 유명대를 나와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대학교 진학 시 같이 레슨 받았던 친구가 전주로 내려와 도립소속이 된 후 갖는 첫 번째 정기 발표회에 오랜만에 딸과의 휴식을 보내기 위해 흔쾌히 대답했지만, 내심 공연의 작품성이나 무용수들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
대학시절 꽤나 많은 알바 경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딸은 이미 철이 들어 공주같이 자기밖에 모르고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원하면 되는 줄 알았던 철없었음을 공연장 가는 도중 재잘거리며 흐뭇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줬다.
춤극이 시작되고 약간은 낯선 풍경의 춤들과 음악들이 보여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평소 보고 듣던 하늘거리고 우수에 젖은 한 맺힌 전통무용이 아닌 그 시절 백제의 찬란했던 영광이 되살아나는 듯한 호쾌한 음악소리와 춤사위들이 무대를 들썩이고 중간에 대만, 중국, 필리핀, 일본 등 백제와 교류했던 주변국들의 춤 잔치도 벌어지고 대백제의 융성한 발전이 그 속에서 보여졌다.
약간은 어색한 부분이나 호흡이 안 맞는 부분도 있어 지루함이 느끼려는 순간 무대에서 느껴지는 클로징의 연출들은 그 찬란한 백제의 영광을 새만금 전북에서 이루어 천년을 빛내자는 원대한 꿈들이 펼쳐지고 펄럭이는 은빛, 잿빛의 깃발과 모두가 하나가 된  젊은 청바지 팀들이 다시 역동적으로 살아나는 기상을 펼쳐보이며 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함성과 박수로 클라이막스를 만끽하도록 만들었다.
무대연출과 소품 사용의 적절성, 지역적 특색에 밎는 주제, 무용수들의 화려한 기술, 다시 한 번 이곳 전북이 과거 융성했던 대백제의 영광들을 보여 줄 수 있다는 희망과 도전을 불러일으키는 우리들을 일깨우는 바램을 보며 대선이나 총선 등 정치적 이해관계를 계산할 때 공수표처럼 남발하는 그런 공수표가 아닌 제발 이번만은 빠른 개발이 진행되길 가슴 속으로 바라며 에너지가 전달되는 희망의 날이 빨리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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