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약62평)···평당 370만원, 주방 빼면 500만원
한쪽 공간 막아 카페처럼 꾸며···“민원인 상대 위해”
현재 수용인원 140석에서 120석으로 오히려 줄어

리모델링 전 구내식당 내부 모습.
구내식당 리모델링 조감도.

부안군청이 거액을 들여 청사 내 구내식당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군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군청사 구내식당은 206㎡(약62평) 규모로 리모델링에 드는 총예산은 2억5000만원이다. 이를 1㎡당 단가로 계산하면 121만3590원, 평당 37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나마 주방 면적 10여 평을 제외하고 순수 식당 공간만 계산할 경우 평당 약 500만원이 비용이 투입된다. 리모델링에 웬만한 단독주택 신축비용을 쏟아 붓는 셈이다.
예산내역을 보면, 설계비가 1240만원에 건축공사가 1억2941만9000원, 전기공사 1926만원, 냉난방기 공사 2380만500원, 전등구입비 546만원 등이다. 전액 군민 세금이다.
리모델링의 주요 내용을 보면 식당 한켠을 칸막이로 막아 카페처럼 꾸미는 공사가 핵심이다. 벽면은 원목으로 치장하고 유리로 된 서쪽 벽면은 짙은 썬팅을 하게 된다. 그 외 냉난방기 6대 추가 설치, 출입문 확장, 천장 인테리어, 배식대 인테리어 등의 공사가 진행된다. 특히 썬팅을 하는 이유는 외부 풍광이 미적으로 보기 안 좋기 때문이라는 게 부안군청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리모델링이 시작됐으나 수혜자인 공무원들조차 리모델링을 반기는 분위기 만은 아니다. 현재 구내식당 수용인원이 140석인데 리모델링이 끝나면 120석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공사가 끝나면 식당 이용이 더 불편할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는 까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가뜩이나 식당이 비좁아 식사를 하려면 11시 30분부터 줄을 서야 하는데 20석이나 줄면 11시부터 줄을 서야 할 판”이라고 귀뜸하며, 공사비용에 대해서도 “직원들 후생복지에 신경을 쓰는 거야 환영할 일이지만 정도가 좀 지나친 느낌은 있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소식을 접한 군민들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리모델링이 주로 낡은 건물을 고쳐 쓰기 위한 공사인데, 벽과 바닥은 물론 테이블과 의자도 멀쩡한 구내식당을 굳이 리모델링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군민 ㄱ씨(59. 부안읍)는 “가뭄이다 AI다 해서 군민들은 수심이 가득한데 공무원들 밥 먹는 식당에 그 많은 돈을 바른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군민 세금 걷어서 식당 고치고 퇴직공무원들 해외여행 보내고, 부안은 정신 차리려면 아직 멀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이런 공사도 다 의회에서 예산을 통과시켜줬으니까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군수고 군의원이고 내년 선거 때 보자”는 말을 남기고 황망히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오면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없다. 이번 공사는 식당 한편을 카페처럼 꾸며 민원인들과 상담도 하고 식사 후 담화도 나눌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청사에는 여직원들만의 공간이 없는데 여직원들을 위한 후생복리 차원의 배려도 포함돼 있으니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가 책정됐다고 그 돈을 다 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재 테이블이나 집기 등의 예산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공사비를 아껴 남은 돈을 담당부서로 넘겨 집기를 사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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