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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때문에 초등생 코뼈 부러져…학교는 합의만 종용 ‘물의’

교사가 주의 주는 과정에서 막대기가 학생 코에 맞아
학생 인권침해 해당···도교육청에 보고하고 조사받아야
부안교육지원청은 유선 보고 받고도 별다른 조치 없어
학부모 “학교 못 믿어, 아이 불이익 당할까 걱정” 호소

부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자기반 학생의 코뼈를 상하게 해 전북도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더구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주일여 동안 학교 측은 피해 학부모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피해 학생의 부모와 해당 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2반 담임인 A(36)교사는 지난 16일 5교시 수업 직전 학생 B군에게 ‘자리에 앉지 않는다’며 일명 지시봉으로 불리는 30㎝ 길이의 막대기를 던져 B군의 코에 맞아 코피를 쏟게 했다.

사고가 났을 경우 교사는 피해 학생이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하는 등 보호조치를 해야 했으나, B군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했다.

B군의 어머니는 수업을 마치고 귀가한 아들 코에 멍이 든 것을 발견하고 담임교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A교사는 “아이가 코를 파서 피가 났다”고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실제로 A교사는 자신이 놓친 막대기 때문에 학생이 다친 것을 인식 못했다”면서 “나중에야 사실을 깨닫고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군은 인근 정형외과에서 두 차례 진찰을 받은 결과 코뼈 골절로 밝혀져 지난 23일 전주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학교와 부안교육지원청의 사후처리과정이 더 큰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다음날 일단 상위기관인 교육지원청에 유선 보고를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자체적인 수습을 시도하면서 도교육청에 제때에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와 학생 간에 발생한 폭력은 학교폭력이 아닌 학생 인권침해에 해당된다. 따라서 학교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서는 안 되며, 피해 학생에 대한 치료 등 조치와 함께 도교육청 인권센터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인권센터는 주로 학부모의 진정에 의해 조사에 착수하지만, 각 학교나 교육지원청의 보고, 또는 자체 인지에 따라 직권으로 조사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학교 측은 교장과 교감을 비롯해 관련 교사들이 학부모와 접촉하며 합의를 종용하거나, 아버지와의 술자리를 마련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B군이 수술을 받는 병원으로 찾아와 돈봉투를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피해 학생을 위해서라도 교사와 학부모가 원만히 합의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그랬는데, 지금 와서 절차를 제대로 지켰느냐를 따진다면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교육지원청의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해당 초등학교가 교육지원청에 유선으로 보고를 한 것은 사건 다음 날인 17일 경이었다. 하지만 교육지원청은 그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도교육청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B군 어머니가 일주일이 지난 23일 직접 해당 학교 담당 장학사에게 신고를 하자 사건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마치 처음 접하는 사건인 양 상담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장학사는 “실무자가 출장을 가 내용을 정확히 몰랐다”면서 “교육지원청은 학교에서 정식으로 사안보고를 해야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며 교육지원청의 대응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교육지원청 고위관계자는 공식 해명을 요구받고 “절차적으로 초동조치가 미숙했던 점을 인정한다. 도교육청 인권센터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규정대로 조치하겠다”면서 “무엇보다 아이를 최우선에 두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이와는 별도로 교사가 던진 막대기가 30㎝ 남짓한 나무 지시봉이 아니라 50㎝ 가량의 금속과 플라스틱이 섞인 파란색 막대기라는 증언이 나와 담임교사가 거짓 진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막대기는 현재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군의 어머니는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믿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걱정”이라면서 “전학을 해야 하나 생각도 하고 있는데 어찌됐던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했다.

한편, 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는 24일 조사관을 파견해 현지조사를 벌였다.

도교육청 염규홍 인권옹호관은 “이런 사건일수록 학생과 학부모가 안정을 찾고 2차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안경찰서는 1일 교사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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