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힘들지?
평생을 밤늦도록 일한 것도 부족해
나이 들어 지게 지고 산길을 올라 미안해.
 
아니, 그저 견딜 만 해.
그렇지만 가끔씩 너무 힘들 때가 있어.
아버지, 어머니를 땅에 묻고 올 때도
그리 무겁지 않았었지.
사실 슬플 때는 몸이 더 가벼워지는 법이거든.
비우니까.
 
네가 가장 무거울 때는
혼자 걸으며 생각할 때야.
그 알지도 못하는 말 중얼거리면서.
뭐라더라?
‘나는 누구냐?’ 그러던가?
 
이제 그만 좀 묻지?
물어서 대답이 돌아오던가?
나만 힘들어, 네가 혼자 걸을 땐.

발(Foot)과의 대화

“보고네 사진뜨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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