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업체, 궁궐터에 LED조명 설치 할 것으로 알려져
영화 관계자 “현대 시설 들어서면 사극 촬영 끊길 것”
부안군청, “촬영이 최우선”…궁궐터에 시설 불가 방침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영화촬영이 한창 진행중이다. 사진 / 본지 자료사진

부안영상테마파크가 올해 영화 ‘물괴’와 ‘흥부’, 드라마 ‘군주’ 등 촬영 예약이 밀려들며 사극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신규 운영업체가 선정되면서 사극 세트장으로써 기능이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과 영화계 인사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업체는 영상테마파크 내에 사극세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LED 조명시설을 설치하고, 저자거리 조성과 예술단 등을 초청해 공연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심지어 이곳에 워터슬라이드(물놀이 시설)까지 설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부안군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화나 드라마 촬영 일정을 잡는 데도 이 업체의 요구가 까다로워 촬영 관계자들의 불만과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영상테마파크에서 곧 촬영을 앞둔 한 영화인은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조선시대 고증을 거쳐 지은 궁궐세트장이 있는 전국 유일의 촬영지”라며 “그런데 촬영 일정을 잡기가 쉽지가 않다. 업체에서는 금·토·일을 아예 촬영 일정을 잡지 못하게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사극 촬영장에 LED조명시설을 하는 등 현대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실제로 그 시설들이 들어서면 사극 촬영시 앵글에 걸려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사극 촬영지로써 매력을 잃어 영화인들의 발길은 점점 끊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시설에 저자거리와 양반가만 추가로 조성되면 부안영상테마파크는 1년 365일 촬영이 끊이지 않는 사극 촬영지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격포에서 식당과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업자들 역시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영화, 드라마 촬영 장소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근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영화촬영을 하러 한 번 오면 100~300여명이 오고 한 달에서 길게는 3개월 정도 지역에서 머문다”며 “이 기간 동안 촬영을 하면서 이들이 쓰는 비용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불멸의 이순신 방영 후 당시 많은 관광객들이 부안을 찾아 지역경제가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곳에 현대 놀이시설이나 화려한 조명들이 설치되고 현대 공연 중심의 무대로 점점 변질되면 부안영상테마파크가 아닌 한낱 놀이공원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렇듯 지역 주민과 촬영 관계자 등의 우려에 부안군 관계자는 “큰 틀에서 판매점, 체험관 저자거리, 공연장 등의 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만 받았을 뿐 아직 업체로부터 자세한 사업계획서를 받지 않았다”며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촬영세트장으로 조성됐기 때문에 촬영을 최우선시 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궁궐 등 상업시설이 아닌 촬영세트 장소에는 LED 조명시설 등의 시설을 일체 허락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업체에서 조성할 저자거리도 시대상황에 맞게 시설될 것으로 알고 있고 공연장도 촬영장소와 많이 떨어져 있는 성곽 근처에 설치되며 촬영에 방해되지 않도록 방음시설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업체도 수익을 목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상업시설 내에서는 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노래 공연 등 영업을 막을 수는 없다”며 “촬영이 있을 때는 업체와 협의해 촬영에 방해되지 않도록 관리 감독 하겠다”고 말했다.
부안군이 촬영을 최우선시 하고 궁궐터 등은 일체의 시설 설치를 불허한다고는 하지만, 운영업체에서 이를 얼마나 잘 지켜가며 영업을 할지 지역주민들의 우려는 크다. 부안군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지난 2002년도 부안군과 전북도, KBS아트비전 협약으로 70억원을 들여 조성됐으며 15년 후 부안군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그동안 KBS아트비전에서 운영해왔다. 올해 10월14일이 기간만료일이었지만 KBS아트비전은 4월30일로 계약을 조기종결하고 부안군에 모든 권한을 넘겼다.
이에 부안군은 4월 운영업체 모집공고를 냈고 4곳의 업체가 경쟁을 벌였지만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가격을 가장 높게 써낸 (주)브릿지랜드가 최종 선정됐다. 이 업체는 오는 7월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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