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으로부터 김희진(자복이), 최진이(풍복이), 김유희(재복이).

놀이동산이나 축제현장에 가면 가장 먼저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 게 있다. 동물이나, 캐릭터 등의 탈과 옷을 입고 행사장을 누비는 마스코트다.
이 마스코트를 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남자일까? 아님 여자? 잘생겼을까? 예쁠까?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을 갖는다. 그러면서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마스코트와 함께 사진 찍기를 청한다.

마실축제 오복이 캐릭터.

지난 4일에서 6일까지 3일간 부안군 일원에서 열린 부안마실축제에도 어김없이 마스코트인 오복이(풍복이, 재복이, 자복이, 강복이, 휴복이)가 등장해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오복이의 3일간 체험기를 듣기 위해 지난 9일 본지 사무실에서 김희진(자복이), 최진이(풍복이), 김유희(재복이)를 만났다.
커다란 캐릭터 옷과 탈을 쓰는 일이라 키가 큰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부안여중 3학년에 재학 중인 여리고 앳된 귀여운 웃음기 가득한 15세 소녀들이었다.
우선 오복이를 어떻게 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 어떤 계기로 오복이를 하게 됐나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희가 자원했어요.” 
- 간간히 비가 오기는 했지만 날씨가 상당히 더워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힘이 들긴 했죠.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려 옷을 여벌로 가져와 중간에 갈아입으면서 했어요. 하지만 외국사람, 어른, 아이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새로운 경험에 흥미로웠어요.”
- 커다란 탈을 쓰고 활동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아무래도 앞이 잘 안보여서 걸어다니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가끔 인형 발에 걸려서 넘어지기도 했어요.(웃음) 첫날은 경험이 없어서 각자 관람객과 사진촬영하다 보면 서로 떨어지기도 했는데 다음날부터는 요령이 생겨서 2~3명씩 손을 잡고 함께 다녔어요.”
- 관광객들과 사진촬영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행사장을 돌아다니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자고 했어요. 그런데 사진 찍을 때 탈 때문에 우리 얼굴이 안 보이는데도 미소를 지었어요. 그러면서 아 참! 밖에서 얼굴 안보이지 라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어요.”
- 짓궂게 장난을 치는 사람은 없었나요?
“네~ 있었죠. 특히 초등학생들이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남자냐 여자냐고 물어보면서 얼굴을 보여 달라고 조르기도 했어요. 인형을 쿡쿡 찌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어른들이 장난으로 탈을 벗기려고 했는데 안 벗겨지게 하려고 꽉 잡은 일도 있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재복이를 가장 많이 만졌어요. 돈이 들어온다고요. 그런데 살짝만 만져야 하는데 손으로 꾹 누르는 짓궂은 분들이 가끔 있는데 과한 스킨십은 삼갔으면 좋겠어요”
- 오복이를 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이나 생각나는 일이 있나요?
“이 일을 하면서 힘이 들어 살이 빠질 줄 알았는데 부스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분들이 고생한다고 먹을 것을 많이 챙겨주셔서 헛된 생각이 됐어요. 어떤 분은 덥지 하며 수박을 주시고, 음료수와 초코파이를 챙겨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정말 감사했어요.”
- 탈을 쓰고 사진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행사 마지막 날 저녁 때 쯤 이었는데 저희가 너무 힘들어서 쉬려고 하는데 한 번만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힘들어서 이제 그만하려고 한다니까 서울에서 왔다고 사정을 해서 사진을 찍은 일이 있어요.”
- 오복이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예전에는 호기심으로 바라봤는데 지금은 인형탈을 쓰고 있는 분을 보면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그리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가 행사가 끝난 후에는 마음이 허전했어요. 지금은 괜찮지만요.”
- 마실축제 3일간 행사를 지켜봤을 텐데 어떤 느낌을 받았나요?
“이번 마실축제가 생각보다 다른 지역과 외국사람도 많이 온 것 같아요. 마실축제가 점점 커지는구나. 부안도 점점 알려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였던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함평 하면 나비축제, 김제 하면 지평선축제가 떠오르듯이 부안하면 마실축제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부안이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어요.”
- 앞으로의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이번에 오복이를 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보람도 있고 재밌었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어요.”
부안마실축제 분위기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 마스코드 오복이. 캐릭터 의상을 입고 3일간 축제장에서 힘든 것보다 보람이 있었다는 중3생들의 작은 봉사가 이번 마실축제를 한층 더 빛나게 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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