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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사진] 풍랑 속에서 건져 올린 15세 소년의 꿈채봉진/부안읍

97년 2월 변산서중에 요트부가 창설 되었다. 스포츠라기보다 레저 쪽에 가까운 종목이다보니 부안에서는 후원자가 없는 가운데 활동을 시작하였다. 중학교 2년인 아들은 그때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사진은 창설된 그해 12월에 훈련을 떠난 부산에서 2시간이 넘도록 파도에 휩쓸려 큰 바다로 떠내려가는 사고를 만났을 때였다. 바로 그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이다.

바닷바람과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탓인지 유난히 하얀 이를 내놓고 시원한 웃음을 날리던 아들 녀석은 걱정과 조바심으로 새까맣게 탄 부모 마음은 아랑곳, 그 고생을 하고도 계속해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큰 바다로 떠내려가는 두려운 가운데서도 살아생전 너무도 살뜰히 귀여워해 주셨던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다고 천진하게 웃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라 그만 두라고 말렸지만 아들 녀석은 요트의 꿈을 접지 않았다.

이듬해인 98년12월 방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요트종목이 금메달을 땄다. 대학생, 일반팀과 함께 금메달 을 6개나 획득해 그해 효자종목으로 한 몫 톡톡히 했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입국하던 날 늠름한 아들의 모습에 한때 그만두라고 말렸던 애비 마음은 많이 미안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안에서는 선수생활하기가 벅찬 비인기 종목이다.

그래서 나는 풍랑 속에서 건져 올린 15세 소년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큰 도시로 떠나기를 바랐다. 좋은 시설과 든든한 후원자가 있는. 그러나 아이는 계속 고향에 남아 힘든 훈련을 즐기며 소년에서 청년이 되었다. 아이는 이곳 대학( 우석대)에 진학했고 내년이면 졸업이다.

여전히 개인요트가 아닌 연습용 요트로 변산 앞바다에서 훈련을 한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고향은 뭍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나와는 다를 것이라 막연히 생각해본다. 세월이 더 많이 지나 아이와 마주앉으면 한번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 내년이면 졸업을 하고 군청에 근무하며 계속 선수생활을 할 것이다. 후배들을 양성하고 고향에서의 삶을 즐기며 사리라고 본다. 나는 요즘 아이를 통해 내 꿈을 이어가는 중이다.

뭍에서 바다에서, 바다에서 뭍으로의 꿈을!

채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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