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민간모금 매월 10억여 원에 달해
군이 수억원만 보태면 반값등록금 가능
군민들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

부안군이 나누미근농장학재단 출연금으로 군민 세금 35억원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안군청 자치행정과는 지난 27일 열린 부안군의회 간담회에 현재 25억원인 장학재단 출연금을 35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7년 나누미근농장학재단 출연계획안’을 제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35억원을 출연하고 2020년도 이후에 34억8300만원을 출연하도록 돼 있다. 35억원은 부안군 자체 세입의 10%가 넘는 거액이다. 같은 기간 민간 모금도 매년 10억원씩 걷어 들이고, 2020년 이후에도 44억원을 적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현재 나누미근농장학기금은 후원회와 민간 기탁금, 군 출연금 등으로 조성되고 있다. 현재 CMS를 통한 후원금은 매월 5천600여만원으로 년간 7억원 가량 적립되고 있으며, 민간기탁금까지 포함하면 년간 10억원에 이른다. 올 9월 현재까지 민간 모금액은 7억4000여만원이고, 군비 출연까지 포함한 총 적립액은 86억17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반값 등록금을 실현을 위해서는 년간 12억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군비 출연금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매년 모이는 민간모금액에 군비 수억원만 보태면 반값등록금 실현이 가능한데, 부안군청이 굳이 목표액 300억을 채우는 데만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군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이와 관련해 군의원들도 “우리 형편에 35억은 과다하다는 느낌이 있는데 출연금을 확정짓지 말고 후원금과 기탁금에서 부족한 금액을 출연해 장학금 지원을 하는 게 어떻겠나”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의회 주변에서도 부안군의 요구가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원안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당초 35억원을 요구한 부안군청이 의원들의 반발에 30억원으로 출연금 요구액을 낮춘 뒤, 예결위에서 고작 5억원을 삭감, 25억원을 출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바 있어 올해도 그 전철을 되풀이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군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ㄱ씨(49. 부안읍)는 “작년에 15억이나 10억을 삭감하자고 했던 의원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5억만 깎았다는 얘기를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정말이지 해도 해도 너무한다. 올해도 또 그러는지 똑똑히 지켜볼 생각”이라면서 “절반을 깎아 15억도 많다. 우리 형편에는 10억 이하가 적당하다”고 적정선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보다 군세가 월등하게 큰 전주가 연간 출연금으로 7억원, 군산이 5억2000만원, 군세가 비슷한 고창도 10억원에 불과한 것에 견줘 우리 군의 35억 출연 계획은, 만약 실행된다면 전북 최고액이 된다.
이밖에도 이날 간담회에서 한 의원은 “후원회 모집 등이 강제성을 많이 띠고 있는 것 같다”고 시중 여론을 전하며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 그래도 면단위 공무원들이 독거노인들에게 까지 장학금을 내도록 독려한다는 둥 갖가지 소문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자체세입으로 공무원 봉급도 못 주는 부안군 형편에 35억이나 장학재단에 넣는다는 점이 군민들을 못내 불편하게 만드는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부안군의회가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군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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