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소중심광장공원…나무 죽고 쉴 곳 없고
제초 등 유지관리비만 1년에 3~4000만원
읍내도 마찬가지…‘뽕주’조형물 벌써 부서져

 

▲ 곰소 중앙광장공원꽃양귀비를 심었던 화단이 풀밭으로 변한 가운데 그 뒤로 소금결정체를 형상화했다는 조형물들이 보인다. 공원 내에는 최근 계속되는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그늘 한 뼘 조차 없다.사진 / 우병길 기자

부안군이 최근 도시경관사업에 집착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관리도 안 되고 활용도도 낮은 공원을 왜 자꾸 조성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주민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는 대표적인 공원은 곰소 젓갈센터 옆에 조성된 중심광장, 일명 웅연공원이다.
8145㎡(2464평)의 부지에 조성된 이 공원은 보도블럭 등 포장공사에 1억8546만2000원, 우수관터파기 등 토목공사에 4296만1000원, 레미콘 등 관급자재 비용 1억1247만원 등 모두 7억50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특히 조형스탠드 1개소와 소금조형플랜터(상자형태의 구조물) 7개소 등 조형물을 조성하는 데만 1억363만3000원이 들었다.
단순 계산하면, 콘크리트와 타일로 구성된 박스 형태의 조형물 1개 가격이 무려 1000만원이 넘는 셈이다. 물론 이 조형물 안에 심어진 나무 가격은 별도이다. (사진 참고)
이 조형물 역시 부안읍내에 조성된 ‘너에게로 공원’ 등에 설치된 조형물을 제작한 황지혜 작가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뽕주”홈마트 뒤편에 지난 봄 세워진 조형물이 차량사고로 인해 하단부가 부서져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이 이렇게 쉽게 부서졌다는 점에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사진 / 우병길 기자

하지만 이처럼 거액의 비용의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공원을 찾는 주민이나 관광객은 거의 없다는 게 시민들의 증언이다.
곰소에 거주하는 주민 김아무개씨는 사람들이 많이 찾느냐는 물음에 “없어요. 개미새끼 한 마리 없어요”라며 손사래를 치며 “이 뜨거운데 앉을 데 하나 없는 여길 뭣하러 와요? 타 죽으려고 와?”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이 공원에는 최근 34~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에도 마땅히 앉아 쉴 그늘 한 뼘 없었다. 주목을 비롯한 많은 나무가 노랗게 말라 죽어 있었고, 소금조형플랜터 한 곳은 나무 대신 풀만 무성해 마치 묘지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다.
또한 조형물 가장자리 녹지에는 원래 꽃양귀비가 식재됐지만 지금은 강아지풀을 비롯한 잡초만 무성해 꽃밭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모습이었다.
인근 젓갈상가 상인 김아무개씨도 “나는 첨부터 공원 같은 거 만들어봐야 관리 안 해서 풀밭 만들 거 뻔한데 괜히 돈 낭비하지 말고 해수탕이나 야영장을 짓자고 주장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여기는 뻘을 메꾼 데라 파이프만 박으면 짠물이 나오는데.... 소문 듣자하니 이 공원 만드는데 7억 얼매가 들었다고 해서 내 그 소리 듣고 웃어 버렸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에 대해 부안군청 실무 관계자는 “주목 등 죽은 나무는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요청하고, 잡초 제거 등 유지관리 부분에 대해서는 곧 용역업체를 선정해 발주할 계획”이라면서 “쉴 공간에 대한 부분도 큰 나무를 심거나 정자를 설치하는 등 내부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공원을 포함한 곰소다용도부지 유지관리는 1회에 1000~1500만원이 들고, 1년에 2~3회 용역업체에 발주를 하기 때문에 년간 관리비용만 평균 3~4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부안읍에 조성된 ‘너에게로’ 공원도 관리가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곳곳의 나무들이 말라죽어 있고 잡풀들도 무성하게 자라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하기 보다는 외려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이곳 역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얘기다.
특히 너에게로 공원에서 이어지는 홈마트 뒤편 사거리에 세워진 조형물 ‘뽕주’가 최근 교통사고로 인해 하단부가 파손된 채 방치돼 있어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시민은 “부서진 부분을 보니 속이 텅 비어 있어서 진짜 웃겼다”면서 “저렇게 허술하게 만들었다가 통째로 넘어져 사람이라도 깔렸으면 어떡할 뻔 했나. 또 조형물들이 너무 조악해 오히려 부안의 격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조형물은 888만8000원의 비용으로 지난 봄에 세워져 불과 4~5개월 만에 불구가 됐다.
한편, 부안군청은 지난 3일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체계적인 경관 형성·보전을 위해 경관계획수립 용역을 내년 3월까지 추진 중”이라면서 이를 위해 “이장회의 및 다수의 주민이 참석하는 회의 때 홍보영상을 제공해 상영하는 등 경관문화 정착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안은 여론과 정책이 따로 노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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