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 최상식 이미경 부부

매달 마지막째 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목원웨딩홀 옆 ‘너에게로’에서는 ‘꿈장’이라는 작은 장이 들어선다. 꿈을 파는 장터라는 뜻의 ‘꿈장’은 어린 친구들의 벼룩시장이다. 유치원생부터 초중고등학생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쓰지 않는 물건을 팔고, 긴요하게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장터다. 어린 꼬마애가 잘 세탁된 자기 옷을 차곡차곡 정리해서 500원에 팔기도 하고 1,000원에 팔기도 한다. 그래서 얼마의 돈이 생기면 바로 건너편에 있는 레고를 사러 가기도 한다. 이 꿈장을 지키는 최상식 이미경 부부를 만났다.
- 언제부터 이런 장이 열렸나요?
“작년 3월에 처음 시작을 했어요. 여러 인연으로 아는 사람들 15명이 논의를 시작해서 매창 공원에서 처음 열기로 했는데, 쑥스러워하는 분들도 많아서 막상 장터에는 8명만 나왔습니다. 그런데 장터를 해보니까 너무 좋다는 의견이 많아서 그 뒤로 계속하게 되었어요.”
- 이런 장터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우리 부부는 다른 도시의 ‘아름다운 가게’를 자주 이용했었는데, 거기에서 정말 좋은 물건들을 아주 싸게 사서 요긴하게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부안은 그런 가게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딸의 물건을 팔고, 필요한 다른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구요. 이런 생각에 공감대가 형성돼서 우연히 시작하게 된 거구요. 이런 자리를 만들어 보니까, 작년에 다섯 살 딸이 자기 물건을 차곡차곡 정리해서 매대를 꾸미고, 의젓하게 앉아서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좋은 경험이 되고 있는 것같아서 그것 때문에라도 계속하려고 해요.”
- 지금은 ‘너에게로’에서 한다면서요?
“작년에는 매창공원에서 했구요. 겨울이 되어서 쉬었어요. 올해 3월에 재개장을 하기로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개장을 못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바쁜 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라도 개장을 해주길 기대했는데, 모두 상황이 여의치 않은지 흐지부지 될 상황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부부가 지킴이가 되기로 했어요.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 전단지도 만들어서 돌리기도 했구요. 30명의 무료체험도 실시하기도 하고, 플랭카드도 만들어서 행사장에 개시했어요. 그리고 참여하는 10팀에게는 이동식 판매 테이블도 무료로 대여해 줍니다. 이렇게 6월에 장소를 바꿔서 재개장을 했어요. 그랬더니 지나는 분들도 많이 참여해 주시고, 인근 아파트에서도 많이 참여해 주시고, 찾아주셨습니다.”
- 어른들도 참여가 가능한가요? 
“어린이들이 주가 되면 좋지만, 어른들도 필요없는 물건, 혹은 집에서 혼자 만든 물건들, 이런 것들을 내다 팔 수 있어요. 다만 전업적인 상업 장터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물건을 도매로 사다가 파는 행위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집에서 남는 농산물같은 거 있잖아요. 시장에 내다 팔 수도 없는 애매한 양의 텃밭 생산물들, 이런 것들 여기서 팔면 좋겠어요. 그리고 쓰다 이제 자기에겐 쓸모 없는데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들, 이런 거 다른 사람에게 주면 좋지 않을까요? 어떤 분들은 직접 팔 여력이 없다면서 쓸만한 물건을 기증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 다른 도시의 장터들하고는 많이 다른가요?
“전주 같은 도시에는 플리마켓(flea-market 벼룩시장)으로 있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시장은 전업적인 작가들이 주로 참여하는 시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견고한 상인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하는 시장은 그야말로 소박하고 순수한 장터일 뿐입니다.”
- 만약 잘 되면 참여하는 사람들의 조직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꿈을 파는 장터의 취지를 계속 지켜 나가기 위해서도 어떤 공통의 약속같은 게 있긴 있어야 할 거예요. 그리고 효과적으로 관리를 하려면 조직도 필요하겠죠. 근데 그렇게 되려면 매주 열릴 정도로 활성화되어야죠. 지금처럼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시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지 않겠어요?”
- 어떻게 하면 매주 열릴 수 있을까요?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많이 참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사람들이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같아요. 조금밖에 못벌어도 너무 즐거운 게 지금의 ‘꿈장’의 모습인데, 그것을 지켜 나가는 게 더 중요한 것같아요. 애들끼리 팔고 있을 때 한 쪽에서 엄마들끼리 수다떠는 지금 모습이, 딱 보기 좋거든요.”
- 비오면 어떻게 하죠?
“못하는 거죠, 뭐”
비오면 못한단다. 그리고 날씨가 너무 추우면 못한단다. 모든 일에서 사명의식을 찾는 버릇이 있는 필자로서는 처음에  약간 어색한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곱씹을수록 깔끔했다. 비오면 당연히 못하는 거지 뭐. 이렇게 가볍고 유쾌하게 동네 마실가듯 열리는 장터에서 애들의 꿈이 잘 팔리길 기대한다. 
7월 장터는 7월 30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고 한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