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아침 이예요.
프라이팬에 들기름 두르고
쑥개떡을 구웠어요.
누가 쌀 반죽을 줘서 요즘 며칠
아침식사가 떡과 차 한 잔 이었어요.
오늘은 커피 한잔 홍차 한잔 이었구요.
먹을 것 창틀에 놓고 창문을 열었어요.
새 두 마리가 놀랐는지 날아오르네요.
처마 밑에 물받이로 놓은 돌확에
물이 가득하고 그 위로 쪼르르...
내리는 물줄기로 사방에 물방울이 튀네요.
한참 바라보다가 눈을 들어보니
나뭇가지 색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와요.
젖으면 저렇게 색이 더 진해 보이네요.
꽃으로 뒤덮였던 아그배나무 가지들이
꽃은 밤비로 반쯤 날아가고 남은 꽃가지가
가느다란 가지들까지 진한 밤색으로
어우러져 보이니 이 또한 그림이네요.
철쭉 두 그루가 꽃피기 시작 했구요.
길 양쪽으로 나눠 심은 보라와 흰
라일락이 올해는 제법 꽃을 보여주네요.
어린것 옮겨 심은 지 한 오년쯤 되었어요.
아! 어제 비 온다기에 내가
우리 집 잔대들 틈에 끼어
고생하며 꽃대 올리고 있는
새우란을 구출하여 라일락 나무 아래로
옮겨 심었어요.
원래 있던 자리가 딱 좋다고 생각 했었지만
잔대들을 옮기는 건 더 힘드니까요.
이 새우란은 내가 산에서 주워다가 심은 거예요.
아마 십년도 더 되었을걸요.
산채꾼들이 흘렸거나 버린 걸
내가 산에서 발견 했어요.
아무리 보아도 새우란 같은데
다 말라 죽어 가더라구요.
그래도 새우란인데... 싶어서 잘 가져다가
반그늘에 심었어요.
겨우겨우 산듯만듯 몇 년을 지냈어요.
내가 자리를 잘 못 잡았나 걱정되어
서너 번 옮겨심기도 했구요.
어제 보니 새촉이 네 개 올라오고 있구요.
꽃대도 두개 올리고 있었어요.
이거 꽃시장에서 많이 파는 금새우란 아니고
알록달록 꽃피는 그냥 새우란 이예요.
내가 살려준 애 예요.*^^*
느닷없이 비 오는 날의 새우란 자랑?
이거 쓰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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