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설/칼럼 시사칼럼
부안에도‘평화의 소녀상’을
  • 주용기(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 승인 2016.01.28 13:14
  • 댓글 0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이른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문이 만들어 졌다면서 위안부 문제가 최종 해결되었다고 선언했다. 이후 양국은 외교의 성과라고 하면서 대대적인 언론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피해 당사자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사전 협의 한번 하지 않고 일본 아베 정부와 협상에 나섰고,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버렸다. 한편 일본 아베 정부는 합의문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서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있으며, 일본 내각이 승인한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하지 않았다. 1,000억원(10억엔)을 일본 정부가 직접 배상하지 않고 기금 형식으로 조성하겠다고 한다. 또한  일본은 협상 타결의 조건으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시민단체에서 세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소녀상 이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심지어 아베 일본 총리는 18일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더욱이 일본 유력 정치인들은 “한국 정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소녀상 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까지 하고 있다. 이같이 일본 아베 정부와 극우 정치인들의 행태를 한국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는 합의문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잘했다”,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면서 한일 외교의 성과로 자화자찬하고 있다.
피해 당사자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상의 한번 하지 않은 한국 정부가 협의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의 재산과 인권을 앞장서 보호해야 할 정부가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 학자들은 “헌법 제60조에 따라 주권을 제약하거나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약은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국회 동의 없는 한·일 위안부 협상은 무효이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앞에서 추운 한파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대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214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열렸다. 그동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주관이 되어 피해 당사자 할머니들과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24년 넘게 진행돼 왔다.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12·28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무효로 하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재협상을 하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리고 20일 오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 97명과 법률가 219명이 연명한 의견서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한·일 외교장관 공동발표문은 국제법상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했다고 볼 수 없고, 적절하지 않은 배상방식, 피해자 권리 임의 처분 등 문제가 있다. 한·일 간의 위안부 합의는 국제법상 효력이 없다. 외교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합의문 발표와 관련해 양국 정부가 각서·서한을 교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민변은 이번 합의와 관련한 한·일 전화 정상회담 내용을 밝히라고 정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리고 합의문 발표 직후 이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비닐과 담요만으로 소녀상 앞을 밤낮으로 지키면서 대학생들이 나서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폐기와 소녀상 이전을 반대하는 거리 농성을 하고 있고, 매일 저녁마다 앳된 대학생들이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평화의 소녀상’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에 의해 강제 성노예의 삶을 사셨던 당시 20여만명 소녀들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같이 ‘평화의 소녀상’이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인 모금에 의해 2011년 12월 14일 일본대사관 앞을 시작으로 전국 25개 지역에 세워졌다. 다시는 아픈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우리 스스로의 다짐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의 반인륜적인 만행을 널리 알리고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평화의 소녀상은 전국적으로 세워져야 한다.
지난해 전북지역 처음으로 전주 풍남문옆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지난 20일에는 ‘남원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성금을 모아 옛 남원역사에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안에서도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피해를 당한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고, 일본 정부의 진정 어린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기를 기대해 본다.

주용기(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ibuan@ibuan.com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용기(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