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 승진 5개월 만에 자치행정과장

부안군청이 사무관급 이상 부분인사를 단행하면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부안군청은 지난 12일자로 김영섭 자치행정과장을 서기관으로 승진시키면서 기획감사실장 보임을 맡겼고, 김원진 진서면장을 자치행정과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또 박창구 계화면장은 주민행복지원실장에, 이평종 주민행복지원실장은 계화면장으로 각각 자리를 맞바꿨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인사는 김원진 진서면장의 자치행정과장 전보인사이다.
김 신임 자치행정과장은 지난해 8월 진서면장 직무대리로 직위승진하고 11월에 사무관으로 승진했으나, 이번 인사에서 불과 2개월여 만에 자치행정과장 자리를 꿰차게 됐다. 자치행정과장은 서기관을 포함한 간부급 공무원 가운데 서열 3위에 해당한다.
이처럼 김 과장이 쟁쟁한 선배 사무관을 제치고 핵심요직인 자치행정과장으로 발령이 나자 공직사회가 내부적으로 상당히 동요하는 분위기다.
사무관급 고위 공무원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며 거리를 두고 있지만,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들은 내심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이번 인사를 보면서 내가 공무원을 왜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면서 “코드가 맞는 사람만 파격적으로 끌어준다면 나를 비롯한 평범한 공무원들의 박탈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다들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이번 인사를 보는 동료들 시각이 곱지 않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하며 “이른바 측근으로 꼽히는 공무원들은 반길지 모르겠지만 전체 공무원 차원에서 보면 이번 일로 사기가 많이 떨어질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한 공무원은 “과장 인사는 주로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하위직 인사와 다르다”고 전제하며 “능력을 갖추고 단체장의 뜻을 잘 헤아리는 직원이 인사권자의 낙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곧 있을 정기인사와 누적된 인사적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공무원은 “이번 인사로 다른 고참 사무관급 공무원들이 갈 자리가 없어졌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2월 초에 있을 정기인사도 친정체제 구축의 모양을 띠게 된다면 하위직 공무원들의 상당한 반발이 따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군청 주변 여론을 종합하면, 연공서열만 중시하는 인사도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도에 넘치는 파격 역시 조직 안정에 상당한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새로 부임한 자치행정과장이 자신의 첫 작품인 2월 정기인사를 통해 연공서열과 혁신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잡을 것인지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 인사발령 사항
△지방서기관 승진
▲김영섭 기획감사실장
△지방행정사무관 전보
▲박창구 주민행복지원실장 ▲김원진 자치행정과장 ▲이평종 계화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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