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며 살림을 하는 주부들에게 “친정나들이”는 직장인의 휴가와도 같다. 그것은 아마도 가족들의 식사와 빨래, 청소 같은 아무리 해도 티는 안 나고 당연히 해야만 하는 것으로 취급받는 집안일들로 부터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머나먼 이국땅으로 시집와 모든 것이 새롭고 또한 도전인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친정나들이는
집안일로부터의 휴가 이상의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의 친정나들이는 가장 먼저 발생되는 어려움인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해서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이에 부안군과 국제로타리클럽 3670지구(부안지역) 4개 클럽(부안, 변산, 서해, 해당화 로타리클럽)이 손을 맞잡고 “다문화가족 친정나들이”행사를 추진하여 주위의 칭찬을 받고 있다.
이 행사를 준비한 김재희(57) 국제로타리클럽 3670지구(전북) 부안지역 지역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친정나들이 행사가 올해가 처음은 아니지요?”
“예! 2013년도 4가정을 시작으로 올해는 8가정 30명의 가족이 15일간의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인터뷰에 앞서 제가 말씀드릴 것은 이 사업의 주체는 제가 아니고 부안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는 4개 로타리클럽의 회장과 회원들입니다. 저는 단지 4개 클럽의 이견을 조율하고 대외적인 창구역할을 할 뿐입니다. 그래서 주위의 관심과 칭찬도 모두 그 분들에게 돌아가야 맞습니다.”
“로타리클럽은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간단히 소개를 해주시면…….”
“초아(超我)의 봉사(奉事)라는 로타리클럽의 모토가 잘 말해주듯 지역사회나 직장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의 봉사활동이 클럽의 존재이유이니까 클럽의 거의 모든 활동이 봉사활동이라 할 수 있죠. 실제로 부안지역에서도 많은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이번 다문화가족 친정나들이 행사인 것이죠.”
“저도 ‘초아(超我)의 봉사(奉事)’라고 쓰인 큰 돌을 보면서 무슨 뜻인가 궁금했는데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영어로는 'Service above self'라고 쓰는데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봉사라는 뜻입니다.”
“로타리클럽은 문맹자를 없애기 위한 사업을 세계 곳곳에서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우리 현실에 맞게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우리말, 우리글 공부를 부안성당의 한 쪽 사무실을 빌려 꾸준히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때 몇몇 가정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고 그들에게 친정나들이를 보내주자는 생각하게된 것이죠.”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시는가요?”
“왕복항공권, 공항까지의 교통편, 여행자보험, 그리고 친정에 드릴 선물, 현지에서의 여행경비를 1인당 10만원씩 지급했습니다. 선물은 세계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면서도 세계 어디서나 A/S가 가능한 전기압력밥솥을 준비했습니다. 현지에서도 그게 최고의 선물이랍니다.”
“이번 여행은 가족들에게는 친정이자 처가이며 외갓집이자 사돈댁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문화적 차이를 몸으로 이해하고 가족화합의 기회로 삼아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나아가 건강한 지역의 일원으로써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랫동안 로타리클럽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 사례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2006년 일거예요. 부안지역에 엄청나게 눈이 와서 재해지역으로 선포된 적이 있어요. 그때 보안에 혼자사시는 할머니의 집이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해서 찾아뵈었는데 지붕이 주저앉아서 집이 무너질 지경인데 겨우 검정색 호마이카 장롱이 버티고 있더군요. 할머니가 크게 위험할 뻔 했지요. 그래서 집을 수리하기에는 너무 힘들고 차라리 신축을 하자는 쪽으로 회원들의 의견이 모아졌고 그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엄동설한에 할머니가 거처할 곳이 급했으니까요. 군으로부터 자재비를 지원받고 모자라는 자재비는 회원들이 추렴하고 자재가 마련되고 나서는 중장비를 가져오는 회원, 전기기술이 있는 회원, 목수기술이 있는 회원,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재능을 발휘하여 18일 만에 새집을 지어 드렸습니다. 새로운 집에 들어가신 할머니도 기뻐했지만 우리 회원들이 더 기뻐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힘을 합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과 내가 누구에게 진심으로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나눔과 봉사의 기쁨을 느끼고 오랜 기간 이를 소리 없이 실천하고 있는 부안로타리클럽의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 부안이 더욱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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