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양식새우보다 에콰도르산 새우가 훨씬 안전하고 맛도 좋아요. 그래서 저는 에콰도르 새우만을 고집합니다”
부안전통시장에 한 젊은 사장이 간장새우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각종 식품품평회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남희준(35) 부안참뽕간장새우 대표를 찾았는데 첫마디가 심상치 않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좀 더 쉽게 풀어서 말씀해주시면...”
“원자재의 질로 따지면 에콰도르산 흰다리새우가 맛과 향이 제일 좋고 신선도나 육질, 어느 것 하나 빠지질 않습니다. 쫄깃한 식감이 다른 새우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국내산이나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생산된 새우들은 양식과정에서 사용한 항생제가 다량 검출되지만 에콰도르산은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격을 따지지 않고 명품을 만든다고 하면 자연산 대하가 제일 좋겠지만 우리가 항상 명품만 입고 명품만 먹을 수는 없죠. 그래서 각종 자료를 찾아보고 직접 간장새우를 담가서 먹어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소비자들의 거부반응은 없었나요?”
“우선 원산지 표시를 정확하게 하고 있고요. 선진국들의 까다로운 식품기준에도 모두 통과할 정도의 안전한 품질로 전 세계 유명 주방에서 에콰도르 새우를 쓰고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다들 이해해 주십니다”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 끝에 내린 최선의 결론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간장게장도 손님이 원하면 신선한 재료를 구해서 시세에 맞게 맞춤형으로 공급한다고 하니 간장새우도 고객이 원하면 자연산 대하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항생제가 다량 검출되는 새우는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양심상 제품화 하지 않겠다고 한다.
남희준씨의 간장새우 개발스토리는 유독 간장게장을 좋아하는 둘째 아들로부터 시작된다. 남대표는 군대 제대 후부터 10여 년간 다니던 플라스틱 성형 회사의 일은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공교롭게도 직장 내에서 부상을 당해 잠시 집에서 쉬고 있을 때였다.
“네살 박이 작은 아이가 간장게장을 좋아했어요. 어느 날 간장게장 양념으로 새우를 담가서 주었는데 정말 맛있게 잘 먹는 거예요. 제가 먹어봐도 맛있고요. 그래서 ‘이걸 한 번 제대로 만들어서 팔아볼까?’생각했던 것이 여기까지 왔네요”
주재료는 에콰도르 새우지만 나머지는 모두 이곳의 양념과 어머니의 손맛으로 만들어진다. 실제로 어머니의 양념제조 방법과 실제 상품의 제조 방법이 거의 99% 일치 한다고 한다. ‘부안뽕잎 간장새우’는 일체의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고 100% 양조간장을 4일 동안 4번 끓여서 만들고 오디와 뽕잎 이외에도 18가지의 야채와 한약재로 만든 육수와 간장을 혼합해서 비린내를 잡았다. 절대로 미리 만들어 놓고 팔지 않으며 매일 일정 수요량만큼만 만들어서 숙성 후 출하한다. 주문이 밀리면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주문이 많아져도 저장이나 냉동된 식품을 판매하지 않고 즉석으로 만든 가장 신선한 식품을 제공한다는 남희준대표의 생산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신세계이마트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전통시장 우수상품 박람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72개 전통시장 250여가지의 상품들이 참가하였는데 ‘부안참뽕 간장게장’은 최종 선발된 17개 제품 중 하나가 되어 상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근거로 이마트는 매장내에 별도의 먹거리 코너를 마련하여 전통시장 우수상품전’을 열며 전국을 돌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무자비한 경쟁으로 전통시장의 존립근거를 뒤흔든다는 비난을 받아온 대형 유통업체가 모처럼 상생협력하자고 손을 내밀은 것으로 이마트는 전국 순회를 마치고 소비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2개의 제품에 대해 대량생산과 유통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부안참뽕 간장새우’의 경우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6시 내 고향 같은 전통시장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에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하루에도 수백 건의 주문이 들어와 하루에 겨우 한 시간정도 밖에 잠을 못 잘 정도였으니까요.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시고 부안에 놀러 오셨다가도 상설시장에 들러서 간장새우집이 어디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시고 그러시는 거예요. 자꾸 사람들이 간장새우를 찾으니 시장 내에서 자신이 만들어 먹던 방식대로 간장새우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집들이 생기더라고요. 젊은 사람이 노력해서 이제 겨우 잘 되니까 따라한다고 수군대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게 너무 반가웠어요. 부안의 간장새우가 더 유명해져서 시장 내에 열 집 스무 집의 간장새우집이 생긴다면 전국의 명소가 되지 않겠어요. 그럼 그 중에서 제가 원조가 되는 것이니 저도 손해 볼 것이 하나도 없죠. 어찌 보면 그게 제가 추구해야할 방향이고 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 모두가 잘 되는 것이니까요”
‘진실’과 ‘진심’이라는 단어가 기자와의 대화중에 자주 등장한다. 남희준사장의 선한 미소와 눈을 통해 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