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안교육지원청이 주관하는 수업축제의 일환으로 독서토론을 하고 있는 교사들 사진 / 부안교육지원청 제공

“가르치기 보다 함께 살아가기”...이해 계기돼
혁신 사례 공유...교사들 간 소통에도 큰 도움

부안동진초등학교 김아라 교사는 올해 두 번째로 1학년 담임을 맡았다. 학생들이 모두 7명에 불과한데다 ‘혼내지 말고 기다려주자’는 다짐도 있었기 때문에 담임생활은 순조로운 듯 보였다.
그러나 3월 한 달 간 적응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간 김아라 교사의 구상은 여학생 1명 때문에 엉키기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짝꿍과 이야기하는 등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 이 학생을 다그치던 김 교사는 같은 학교 동료 교사들과의 독서토론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내 기준을 갖고 학생을 판단하지 말고 질문을 해보라’는 등 허심탄회한 독서토론이 크게 도움이 됐다.
학생들과의 관계 개선과 수업 혁신을 꿈꾸는 교사들이 독서 토론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독서토론을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명명하고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격포초등학교 13명은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독서토론모임을 갖고 있다. 첫 달에는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을 읽었고 5월에는 ‘공부 상처(김현수 저)’를 읽고 토론하면서 공부에 흥미를 잃고 상처받은 아이들을 이해하려 애쓴다.
이 학교 이재미 교사는 “학습 부진을 ‘공부 상처’라는 저자의 표현이 흥미로웠다. 교사들은 대부분 우등생들이라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는데 독서토론을 통해 심리와 상처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덕초등학교 교사들도 지난 3월부터 연말까지 독서토론 일정이 꽉 짜여 있다. ‘학교 속의 문맹자들’이라는 책을 놓고는 문자 학습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를 통해 수업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 또 교육과정 재구성 등 깊이 있는 분야에선 경험 있는 인근 초등학교 교사를 강사로 초빙하기도 한다.
이 학교 교사들은 이같은 독서토론을 통해 ‘부안탐구 체험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교과과정 재구성을 실천하게 됐고, 스티커 등 보상성 상벌시스템을 폐지했다고 한다. 이경철 교사는 “그 동안 좋은 수업은 잘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독서 토론을 통해 수업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격포초등학교 조세영 교사도 “교사란 학생을 지도하는 사람이라 생각했으나 독서토론을 하면서 아이들과 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교사로서의 편협한 사고의 알을 깨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독서토론은 학생과 관계 개선, 수업에 대한 고민 외에도 교사들 간에 소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보안중학교 교사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면서도 업무적인 대화만 주고받을 뿐 아이들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가 어려웠는데 같은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다보면 자연스레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교사들의 독서토론과 학습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을 회의나 출장이 없는 날로 지정해 운영해오고 있다. 회의나 출장에 방해받지 말고 독서토론 등 학교자치에 힘쓰라는 취지다. 이와 함께 독서동아리를 희망하는 일선 학교 교사들을 위해 강사와 강사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해오고 있다.
한편 부안교육지원청은 교사들의 상반기 독서토론모임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7일부터 10일까지 배움과 성장의 수업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업축제는 부안지역 교사들이 참여하며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사례, 수업 개선과 학생자치, 수업 개선, 교육과정 운영사례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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