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상서


“치기 어렸을 때죠. 간덩이가 부었지. 그때도 범생이 있고, 문제 학생들이 있긴 있었어.”

31년 전 막걸리 통을 메고 하서면 월포리로 소풍을 갔던 여덟 명의 악동들 사진이다. 술통을 메고 있는 것을 보면 이미 술을 마시고 거나하게 취한(?) 상태로 보인다. 하서중학교 학생들은 1974년 가을, 백합양식장이 있던 월포로 중학교 시절 마지막 소풍을 갔다. 하서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들은 이제 쉰 살을 바라보는 노신사들이 되어 있을 터. 부안에서 전기기술자로 일해온 이재영(47) 씨가 제보한 사진으로 가운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씨다. 하서에는 의복 장신 하서 백련 등 4개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하서중학교에서 모두 만났다.

그는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술통을 메고 있는 사람은 정점식이라는 친구로, 당시 반장을 맡았다고 어렴풋이 기억했다. “당시 직선으로 반장을 뽑았는데, 요즘처럼 공부 잘하는 친구를 뽑지 않고 덩치 작고 말 잘 듣는 아이를 반장으로 뽑았어요” 라고 회상했다.

배를 미는 장대인 사옥대를 메고 있는 친구의 교복 바짓가랑이가 유난히 넓다. “당시 나팔바지가 유행했어요. 지금 봐도 12~13인치 정도는 되겠네. 교복을 맞출 때 바짓가랑이에 지퍼를 달아 학교갈 때는 지퍼를 채웠어요.”

1968년 계화도 방조제가 건설된 후 4년이 흘렀지만 당시만 해도 월포 갯벌은 모래사구가 해창까지 쭉 이어져 있었고 사진에서 보듯이 운동화를 신고 들어갈 정도로 갯벌이 살아 있었지만 현재는 죽뻘로 바뀌었다. 당시 월포는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수영을 하러 가거나 배 타고 낚시를 하러 다니던 곳으로 이제는 추억의 장소로 남았다. /정리 이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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