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규(부안군수)

한 마리의 호랑이가 닭을 쫒고 있었지만 결코 닭을 잡을 수가 없었다. 호랑이는 한 끼의 식사를 위해 뛰었지만 닭은 살기 위해 뛰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간절함이다. 간절함이 불꽃을 일으키면 내재된 에너지가 발화(發火)한다. 불꽃을 일으키는 힘은 생각하는 데서 생긴다.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이루고자 하는 간절함이 응축되어 불꽃을 일으키고, 간절한 만큼 새로운 에너지로 발화(發火)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 모든 일은 간절한 만큼 이루어진다.
2015년 부안마실축제는 간절함으로 만든 축제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민선6기 부안군의 오복(五福)정책을 구현하는 거리축제다. 부안군의 오복은 강녕의 복, 휴식의 복, 재물의 복, 풍류의 복, 자긍의 복이다. 축제는 군민과 관광객과 공무원이 하나 되어 서로가 오복을 주고받는 기복(祈福) 축제가 될 것이다. 축제의 두 축은 5월 1일의 오색찬,연(宴) 퍼레이드와 5월 3일의 강강술래다.
첫날의 오색찬,연(宴) 퍼레이드는 오복을 표현하는 오방색이 가득 찬 잔치(宴)를 의미한다. 부안의 오방색은, 강녕은 파란색, 휴식은 초록색, 재물은 노란색, 풍류는 분홍색, 자긍은 빨간색이다. 퍼레이드는 읍내의 다섯 지점에서 시작된다. 13개 읍면의 주민들은 5개 그룹으로 묶이고 각각 강녕의 복, 휴식의 복, 재물의 복, 풍류의 복, 자긍의 복을 굴리며 오방색 천을 메고 오방색 바람개비로 바람을 일으키며 읍내 한복판으로 들어온다.
오복의 행렬은 다섯 갈래의 길에서 시냇물처럼 흘러들어와 아담사거리와 물의거리에서 하나의 강을 이루고 오방색 물결을 만든다. 오방색 물결은 땅의 기운을 일으키고 하늘의 바람을 불러들여 오복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복의 기운은 13개 읍·면에서 준비한 오복선물 속에 담겨진다. 오방색 물결이 끝나면 주민들은 본래의 13개 읍·면으로 나뉘고, 각각 읍·면별 퍼포먼스를 하면서 주민과 관광객들이 오복이 깃든 선물을 주고받으며 농악단의 피날레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날, 대동한마당 강강술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정화(淨化)와 치유(治癒)의 한마당을 의미한다. 강강술래는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김세미 명창의 노래에 맞춰 강강술래를 부르면서 원을 그린다. 원을 도는 속도가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빨라지면서 가슴 안에 쌓인 미움과 분노, 치유되지 않는 상처와 슬픔이 한 덩어리로 응축되었다가 김세미 명창의 노래가 어느 순간 절정에 다다르면 몸 안에 응어리진 부정한 기운은 회한처럼 절로 토해지게 된다. 부정한 기운이 빠져 나간 가슴에는 오복의 기운이 깃든다. 그게 강강술래다.
이번 부안마실축제는 축사가 없다. 주요 인사들의 축사를 생략하고 부안마실축제 제전위원장의 개막선언만으로 시작된다. 주요 인사들이 앉던 맨 앞줄에는 84명의 군민의장 수상자들이 앉게 된다. 오직 주민들을 위한 축제, 주민들이 만들어 가는 축제다.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의 간절함은 바로 오복을 누리고 오감을 느끼는 축복의 땅 부안을 만드는 것이었다.
축제를 통해 700여 공무원들이 미래부안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되면 스스로 무기력을 깨고 나올 것이다. 공무원을 중심으로 외핵처럼 둘러싼 6만의 군민들은 공무원들의 에너지에 힘입어 불신과 불안의 껍질을 깨고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군민의 자긍심은 부안 밖의 관광객들에게 부안에 대한 편견을 깨게 함으로써 브랜드가치를 높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맨 바깥의 국민들은 우리 부안의 희망을 보게 될 것이다. 맨 안 쪽 내핵처럼 자리 잡은 700여 공무원들의 간절함과 6만 군민들의 간절함으로 축제는 이루어 질 것이다.
본질적인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이번 축제도 마음으로 느끼고 뜻으로 즐겨야 더욱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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