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은 미래사회의 안전성 지표다

생협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줄임말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소협’으로 불리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보면 생협의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어가지만 우리나라의 생협운동은 70년대 말 친환경 농산물의 직거래로부터 시작되었다. 1991년을 강경대 학생 타살 사건과 연이은 분신정국을 거치면서 생명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하는데 생협운동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살림을 필두로 여성민우회, 두레생협, 아이쿱 생협 등이 자리를 잡아간다. 이외에도 한울생협처럼 지역에 뿌리를 둔 생협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2000년대 들어서 생협은 도약의 시기를 맞이한다. 중국산 분유에서 멜라민 성분이 나오고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이 문제가 되면서 바른 먹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그 결과 생협 회원이 대거 늘어나게 된다. 국가경제의 상황과는 다르게 2000년대 중반이후 생협은 년 15%~20%의 성장을 해 왔다. 현재 전국의 생협 조합원 수는 5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아이쿱생협의 조합원은 20만 명 정도 된다.
 부안에서 아이쿱생협이 만들어 진 것은 2013년이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부안에도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생겨났고, 부안에서 아이쿱생협에 쌀과 밀을 공급하는 생산자들이 있어 자연스럽게 생협을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된 결과였다. 부안은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기 때문에 1차농산물은 대부분 본인이나 친척들이 재배하고 있다는 점과 도시의 규모가 작아 생협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외의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작은 지역에서도 생협은 필요하다는 판단과 생협에서 취급하는 물품이 1차농산물 뿐 아니라 다양한 가공품과 부안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과일류 등도 있다는 점에서 시작이 가능하였다.
현재 아이쿱 부안생협의 출자 조합원은 100여명이다. 이 중에서 상시적으로 물품을 이용하는 조합원은 60명 정도이며, 매장이 생기면 이용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물품의 공급은 인터넷 주문과 가정배달, 택배로 이루어 진다. 매주 화요일 오전까지 생협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면 목요일 낮에 집으로 배송이 된다. 면단위 지역은 한곳으로 배송하여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물품에 따라 택배도 가능하다. 인터넷 주문이 더 편하고 좋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물품을 직접 보고 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합원들은 전주나 익산에 있는 자연드림 매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부안에도 매장을 설립하자는 요구가 높다. 하지만 매장의 운영이 가능하겠는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아직 선뜻 매장을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 조합원이 200명을 넘게 되면 매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생협 물품은 조합원만이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 가입을 해야 한다. 조합원 가입은 생협 사무실이나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서광약국에서도 가능하다. 조합원 가입 후 물품이용과 조합원 활동에 대한 교육을 받고 조합비를 내면 물품을 이용할 수 있다. 조합비는 월 15,000원이다.
부안은 아이쿱생협에서 중요한 생산지 중 한 곳이다. 친환경 쌀과 우리밀이 주를 이루는데 쌀은 년 500톤 정도가 출하되고, 우리밀은 1,000톤이 생협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 중 우리밀은 생협 전체 소비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100여 가지의 우리밀 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합치면 년 간 20억원의 출하가 이루어지고 있다. 300농가가 생협과 연관을 맺고 있는 셈이다. 
협동조합은 어려울 때 힘을 발휘한다. 쌀관세화 개방을 끝으로 모든 농산물의 개방시대가 열렸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각종 위험요소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지키고 확대해 가는 일은 이제 생산자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이쿱생협은 먹거리 안전과 식량주권을 지키자는 구호를 걸고 올 10월 10만 명이 모이는 소비자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생협의 성장은 미래사회의 안전성 지표가 될 수 있다. “더 많은 군민들이 생협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어요. 생협은 단순히 친환경 물품을 소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조직이거든요” 신임 임덕규 부안생협 준비위원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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