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짭아 파도 못막아···100m이상 더 늘려야 제구실군, 예산 없어 못 늘린다더니 군함 모형에 3억원 지원

“(방파제 위에다) 배 올릴 돈 있으면 방파제를 옆으로 더 늘리는데 쓰던지.” 최근 곰소의 한 주민이 한창 공사중인 방파제를 보며 내 뱉은 말이다.

총 길이 136m의 ‘곰소항 지킴이 방파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곰소항 방파제는 공사비용만 15억원이 들어갔고 오는 9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 바닥공사를 시작했지만 전국적인 원자재 부족현상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는 어려움도 겪었었다.

이렇게 난관을 뚫고 건설되는 방파제가 논란에 휘말리는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방파제 길이가 너무 짧기 때문. 실제 어민들은 바람이 부는 방향을 감안하면 파도를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왜소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어민은 “바람이 방파제 정면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왼쪽과 오른쪽 공간으로 모두 불어온다”며 “바람이 세게 불면 방파제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100m 이상 길이를 더 옆으로 늘려야 파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같은 지적이 공사 초기부터 꾸준하게 있었다는 것이다.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처음 바닥공사 할 때부터 (길이가 짧다는) 민원이 들어왔고 발주처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다”며 “예산 때문에 해결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어민은 “공청회 당시 제대로 의견 수렴이 되지 않았다”며 “최근 군수도 만나고, 면장도 만나서 방파제를 옆으로 늘려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만간 이같은 요구가 실행에 옮겨지기는 어려울 듯하다.

우선 추가 공사가 예정돼 있지 않다. 해양수산과 담당자는 “방파제 사업은 이것으로 끝났다”고 잘라 말한다. 추가경정예산으로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 보조사업이라 해양수산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쯤되니 한 주민이 말한 대로 방파제 위에 모형배를 올리는 데 돈을 쓸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예산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힘을 얻는다. 현재 모형 군함을 올리는 데에만 3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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