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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 아직도 정부는 부재중
  • 이은영(전북민주동우회 회장)
  • 승인 2015.04.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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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 수학여행을 마치고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한 아이들은 1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2014년 4월16일, 시퍼렇게 살아있는 아이들을 태운 채 세월호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애써 다독이며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지난 1년 동안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단원고 학생 등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며 단식과 행군과 삼보일배를 이어왔다. 급기야는 이달 초 희생학생의 부모들이 삭발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정부의 대처는 안이하고 미흡했다. 지난해 참사 당시 정부는 무능했다. 아니 정부는 그 현장 어디에도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선창을 통해 불안에 떠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서도 대한민국 해경은 선장과 몇몇 선원들만 구조한 채 무정하게 돌아섰다. 민관군의 잠수사들을 동원해 구조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단 한 명의 잠수사도 선체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통령은 그날 7시간 동안 대면보고를 받지 않았다. 당시 비서실장은 수시로 서류보고를 드렸다고 국회에서 증언했다. 정부는 부재중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정부의 행태 역시 참사 당일과 그리 다르지 않다. 정부는 그동안 해경을 해산시키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고, 청해진해운의 유병언 일가를 구속했다. 그리고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의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 그러나 정부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통해 특조위를 허울 뿐인 조직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조사업무를 장악하려했다. 직원 수를 120명에서 90명으로 줄이고 예산도 대폭 삭감하며, 무엇보다 조사를 받아야할 정부부처의 공무원이 조사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시도했다. 42명의 파견공무원 중 9명이 해양수산부, 8명이 해양경찰이다. 정부는 마치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듯이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 애쓴다.

참사 다음날 박 대통령은 탑승객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부모들이 여한이 없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말은 모두 허언이었음이 드러났다.
대통령의 약속과는 달리 정부와 여당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을 마치 반정부 시국사범 다루듯 했다. ‘일베’라는 인터넷 공간의 극우모임 회원들은 단식 중인 유가족 앞에서 음식을 먹는 폭거를 자행했다. 급기야는 서북청년단이라는 극우 폭력조직까지 동원해 유가족들을 위협하며 시위를 방해했다. 보수관변단체 사람들을 동원해 맞불 집회를 열도록 부추기는 배후세력이 있는 것 같다. 조중동과 종편을 비롯한 관변 언론은 참사 첫날 전원구조 오보부터 시작해 1년 동안 자극적인 보도를 통해 일반 여론을 호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세금도둑이 되기도 하고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이 되거나 심지어는 선동꾼에 빨갱이가 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을 필두로 ‘기레기’ 집합소인 언론과 각종 불한당 같은 보수관변단체까지 한 통속이 되어 유가족들을 모함하고 위협하며 괴롭혀 온 1년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 보건데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정체 모를 거대한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떨쳐낼 수 없다. 세월호 실소유주에 대한 소문, 유병언 시신 바꿔치기설, 심지어는 세월호 기획침몰설 등 해괴망측한 뜬소문이 나돈다. 이러한 유언비어가 정부의 미온적이고 모호한 태도에서 유발됐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정부는 선체인양을 비롯해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은영(전북민주동우회 회장)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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