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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말잔치”로 끝난 업무보고...개선 시급해

추상적·재탕·판에 박힌 답변 등 입길에 올라
‘행복’ ‘소통’ ‘힐링’ 등 수식어만 화려해져
회기 중에 집행부 인사발령 단행...혼란 가중
의회 스스로 더 진지하고 권위 있게 운영해야

부안군의 연초 군정업무보고가 알맹이 없는 말잔치로 그쳤다는 지적과 함께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부안군의회는 지난 4일부터 열흘간 제260회 임시회를 열고 부안군 군정에 관한 주요업무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의회 주변에서는 집행부의 추상적인 보고내용이나 재탕 삼탕의 보고, 판에 박힌 답변태도 등을 들어 군정업무보고과정 전반을 일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추상적인 보고내용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 농업경영과 업무보고에서 홍춘기 의원은 “민선6기가 전문농업, 창조농업을 모토로 삼고 세부내용으로 우리 농산물을 중국으로 수출하거나 농산물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실제로 농업경영과에서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마케팅 강화를 위해 ‘산지유통시설 육성’ ‘직거래장터 활성화’ ‘농특산물 홍보 다변화’를 중점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APC 증설이나 관내에 직거래장터(동진면 소재) 한 곳을 더 개설한다고 해서 우리 농산물 유통마케팅 강화에 얼마나 기여하겠으며 또 중국 수출과는 무슨 연관이 있겠느냐는 것이 일치된 견해다.
전년도와 별다를 것이 없는 재탕 삼탕의 보고내용도 입길에 올랐다.
각 실과소는 대체로 10~20개 정도의 중점추진과제를 보고했으나, ‘행복’ ‘소통’ ‘힐링’ 등 수식어만 화려해졌을 뿐 내용은 상당 부분 반복되고 있어 민선 6기 출범에 따른 참신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각종 수치마저 일 년 전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경우도 눈에 띄어, 의회 일각에서는 과연 각 실과소가 업무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가능성과 사업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는지 조차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집행부에서는 계속사업이 많은 탓이라고 해명을 하지만, 입버릇처럼 ‘창조행정’을 강조하는 민선6기의 공언에 비하면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부 실과소장의 답변 태도도 입길에 올랐다.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최선을 다 하겠다” “노력하겠다” “보완하겠다” “적극 반영하겠다”는 등 답변은 시원하게 했지만, 어떻게 구체적으로 현실화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의회 주변에서는 일단 의원들의 추궁을 모면하고 보자는 심리가 아니겠느냐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올해 업무보고가 예년에 비해 유난히 혼란스러웠던 이유로 회기 중에 집행부 인사발령이 단행된 점이 꼽혔다.
막 부임한 실과소장이 업무 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보고서를 줄줄 읽어 내려가고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얼버무리거나 차후에 서면으로 보고하겠다고 하는 등, 의원들 사이에서는 “업무보고를 받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하는 볼멘소리가 공공연히 나올 지경이었다.
가뜩이나 조직개편 과정에서 소외된 의원들로써는 집행부의 의회경시가 도를 넘었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부안군의회가 스스로 회의운영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본래 군정업무보고는 본회의장에서 해야 옳다. 그럼에도 부안군의회는 ‘효율적 운영’이라는 명분으로 운영위원회실에서 열기로 결의했는데, 이같은 결정이 오히려 집행부의 나태와 의회경시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 모든 본회의 동영상이 의회 누리집을 통해 중계된다는 점에서 외려 의원들이 이같은 부담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운영위원회실 회의를 고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또 회의 중 의원들의 잦은 이석이나 회의장에서 전화를 받는 경우 등, 의원들도 좀 더 진지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힘을 얻고 있다.
업무보고는 행정 일선에서 뛰는 공무원들이 의회에 출석해 군정에 대해 소상히 보고하는 자리이다. 이 과정이 궁극적으로는 군민들에게 널리 군정 살림을 알리는 통로라는 점에서, 보다 권위 있고 진지한 회의로 거듭나야 한다는 군민들의 요구에 집행부나 의회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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