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응 방안부터 민간사찰까지 포괄 정부 민간사찰 선호...국방부 평택에 제2 금강기획 심어

한국수력원자력과 금강기획이 공동 기획한 V2 프로젝트는 핵폐기장 건설을 놓고 벌이는 전방위 정치 공작의 성격을 가졌다.
프로젝트는 총선을 이용한 반대 성향 정치인에 대한 견제부터, 언론 활용방안, NSC 과장?대검 차장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전북지역 정보기관원 교섭 등 도저히 민간기관이 작성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폭넓은 범위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특히 지역민과 지도부의 틈새를 벌리자는 분리전략을 거리낌 없이 주장하고 대책위 참여 인사 20인에 대해서 현지 정보수집 활동을 적시하는 등 민간에 대한 사찰까지 기획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홍보 대행사가 총선대응 방안까지 마련
금강기획이 성안한 V2 프로젝트 가운데 총선대응 이슈화 방지 보고서는 기획 그 자체로 논란이 예상된다. 올해 4월 총선을 내다보고 이를 핵폐기장과 관련지은 것이다.
보고서는 “현 시점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총선까지 현재의 입장을 끌고 가야하며 여론이 양분되는 형국을 교묘히 파고드는데 선거 국면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구체적인 실현 방법으로 12월 본격적인 총선국면에 진입하기에 앞서 노골적인 대민활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지속할 경우 야당후보 진영과 환경단체로부터 집중적인 '정치적 공세‘를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믿을만한 확실한 복안”으로 총선국면에서 후보자들이 원전지지를 표방할 수 있도록 여론구도를 두개로 나눠 형성하고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정균환 후보를 적절하게 견제할 수 있는 후보 출현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반대측은 분할하고 찬성측은 통합하라
또 V2 프로젝트는 한수원의 대응 원칙으로 △집중의 법칙 △분할의 법칙 △영역의 법칙을 제시한다. 대책위를 중심으로 뭉쳐 있는 절대 다수의 반대진영을 분할하는 것이 우선이다. 강경과 온건, 면단위별과 세대별, 이해관계별, 종교별로 분리하자는 계획이다.
빈대로 찬성성향의 자생조직은 한곳으로 통합할 것을 주문했다. 위도발전협의회 등이 유치찬성추진위원회 아래로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에 의한 민간사찰 시작?
아울러 금강기획은 현지의 정보수집을 위해 현지 출장 조직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북지역 정보 기관원을 교섭할 것을 주문했다.
즉 안아무개 청와대 국각안전보장회의 과장을 주선자로 국가정보원 전북지사 박아무개를 섭외할 것과 이아무개 대검 계장을 주선자로 검찰 전북지청 양아무개 외 1명을 섭외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특히 금강기획의 보고서는 부안 현지 여론 탐문 담자자로 유아무개 씨를 정하고 그 실행 업무로 원불교 내부 정보, 현지 직능단체 조직 동향, 지도부의 전략정보 입수 등이 필요하다고 기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 나온대로 몇몇 인사와 접촉을 시도한 흔적이 본지 취재결과 밝혀졌다.

정부 사찰기능 민간으로 이양?
V2 프로젝트에 비춰봤을 때 정부의 사찰기능이 민간으로 이양되는 조류도 감지된다. 금강기획처럼 민간 기업들이 속속 정부 프로젝트를 따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증언도 나왔다. 광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금강기획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PI(최고책임자 이미지관리: President Identity) 이미지 관리를 맡은 이후 민간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현재 평택 미군기지 이전문제에도 국방부의 용역을 받은 PR펌(홍보회사)들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일을 벌여 놓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정부와 이윤을 찾아 떠도는 민간 기업의 이익이 맞아 떨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중간에서 삶을 가꾸는 주민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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