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신문 창간 10주년 기념 글을 제의 받았다. 보통정치인들의 몫인 이러한 일이 나에겐 너무 생소했다. 그러나 뒤이은 설명 중에 `실제 독자층의 가감없는 생생한 얘기를 담고 싶다`라는 설명을 듣고 "무모한 생각이다."라는 걱정도 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판에 박힌 듯 하지만 정치인들의 격려사는 언론사 입장에서 크게 실수가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때론 가감없는 질책과 비난의 위험마저도 지면으로 공개해서 독자의견으로 수용하겠다는 위험한 도전인 것이다. 이는 결코 크게 자신있어 하는 자만심의 발로는 아닐 것이다.
그러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간 항상 언론에 대해 생각하던 의문부호 한 가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현재 우리 메이저급 중앙언론사의 대부분은 너무도 색깔이 뚜렷해서  균형된 사고를 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똑 같은 사안도 언론사의 성향에 따른 논조가 너무도 극명하여 자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는 도대체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가? 라는 의문점도 갖게 만들었다. 언론의 사명이 국민 여론의 분열이라면 너무도 충실한 언론이겠지만 반대 의견의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가 건전한 비판과 설득을 통한 성숙한 사회 공기의 역할이라면 낙제점이 아닌가 싶다.
 사실을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보도하여 마지막 선택은 독자인 국민에게 맡기면 안되나? 하는 아쉬움을 함께 느껴왔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 조직인 언론사에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글의 힘을 빌어 마치 독자층을 세뇌하여 자신들의 생각과 일치시키려는 것에 대해 심한 거부감도 느껴왔던 것이다.
작은 조직이던 큰 조직이던 항상 의견충돌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독립신문은 출발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바로 부안군민의 성금모금으로 창간된 특별한 산물인 것이다. 이러한 군민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과거부터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좀 더 그늘진 곳, 좀 더 무관심한 곳을 제도권에 알리고 끌어내어 바로 이웃에 있으면서도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고 부안군 운명공동체의 순항을 위해 노력함이 특히 돋보인다. 이는 많은 우여곡절과 아픔, 채찍을 견디면서 쌓인 내공에 독립신문을 거쳐 가신 역대 기자분들의 노고라 생각한다. 조그만 시골지역에서 많은 어려움도 있겠지만 부안독립신문의 또 다음 우보천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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