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년대 노조파괴 공작과 유사 ... 한수원 맹비난

한수원이 부안지역 주민과 단체를 상대로 회유, 공작했다는 내용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공개된 이후 한수원에 의해 회유와 포섭 대상자로 지목된 개인과 단체 관계자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강기획이 작성한 V2 프로젝트에 실명은 물론 연락처 등이 기재된 미용협회 관계자는 “차라리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부안읍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그는 “당시 그쪽(한수원)에서 미용협회 측에 모이게 해서 설명회를 갖고 싶다고 계속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수원 직원이라고 하면서 전화를 했는데 단체별로 모두 (진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샾(미용실)으로 찾아온 한수원 직원을 한두 번 만났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주민들이 핵발전소에 대한 기초지식도 없고 무지한 상황에서 설명하고 토론하려 하지 않고 밀어붙이기만 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며 정말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부가 서민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 같은 행태를 보면 환멸을 느낀다”며 말했다.

주산면 자율방범대 이종일 부대장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한수원이 그 동안 부안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만한 일이다”며 한수원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한수원 뿐 아니라 공무원이 야비한 행동을 많이 했다”며 일부 부안군 공무원의 행동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또 다른 지역 자율방범대 관계자는 일부 단체 지도부의 행동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회원들 다수가 반핵활동을 하는 상황에서도 회원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핵폐기장을 찬성하는 국추련에 조직이름을 올렸던 것을 사례로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반핵대책위 활동을 하던 사람조차도 대덕견학을 다녀오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수원 측의 활동 범위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안군 반핵대책위 고영조 대변인은 “역사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8-90년대에 노조를 파괴했던 것을 본따 대책위를 분열시키려 했던 것 같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추련은 앞에서 움직이고 한수원은 이를 배후조종했고 언론은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한수원 측의 접근활동을 경험했냐는 질문에 “작년 9월쯤에 있었다”고 말하며 “그때는 별 생각 없이 대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작업의 하나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영주 기자 leekey@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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