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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정부수매...장사꾼 농간 막아야

공문서 보여주며 매도 강권
수매현장까지 나타나 유혹
APC확보 등 지원책 나와야

지난 달 말에 끝난 마늘 정부비축수매를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부안군의 홍보부족 탓에 수매 배정물량 442톤을 다 못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더 큰 원인은 중간상인들의 농간에 농민들이 좌지우지되면서 상당량 헐값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수매 방침이 정해지기 전 ㎏당 1100~1300원에 형성된 마늘 시세는 정부수매가 확정되자 뛰기 시작해 불과 1개월 사이에 ㎏당 2000원을 넘어섰다. 막 수확이 시작된 5월말에 최악의 경우 ㎏당 800원까지 떨어졌던 시세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그러자 일부 중간상인들은 수매물량과 수매 단가 등이 적시된 농협중앙회의 공문서를 구해 농민들에게 보여주며, 앞으로 마늘 값이 수매가 이상으로는 오르지 않는다며 자신들에게 물량을 넘길 것을 강권하다시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일부 상인들은 수매 현장에까지 나타나 농민들에게 마늘 상태가 안 좋아 등급을 못 맞을 것이라고 겁을 주는 수법으로 마늘을 싹쓸이 해 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면단위 각 작목반에서는 마늘 값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농민들을 상대로 홍보에 나섰으나, 중간상인들의 권유가 워낙 집요해 헐값 판매를 막지 못했다.
이번 정부수매의 문제는 이뿐 만이 아니었다. ㎏당 1등급 1700+α, 2등급 1600원+α의 수매단가는 정부의 ‘농민 죽이기’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다수 농민들의 일치된 주장이다. 더구나 터무니없이 낮은 수매가에 대해 항의하는 농민들에게 수매 관계자는 ‘폐기 가격’이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1등급과 2등급의 최상급 마늘만 수매했을 뿐 등외 급은 아예 수매자체를 막아놓아, 건조시설 없이 하우스에서 말려야 하는 소농들은 어쩔 수 없이 중간상인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수매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스페인산 대서품종인 논마늘은 부안군의 신성장품목으로 선정돼 2년째 공을 들이고 있는 농산물이다. 밭마늘에 비해 생산성이 1.5배 가량 높고 변색이 없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애초 부안에 배정된 수매 물량은 280톤에 불과했으나, 수매량을 늘려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에 의해 부안농협 김원철조합장이 농협중앙회와 접촉해 442톤으로 늘릴 정도로 행정과 농협이 관심을 쏟는 품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수매량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관내 생산 마늘의 유통이 난맥상을 겪자 농민들은 벌써부터 내년 농사가 걱정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와 같은 가격 폭락과 중간상인들의 농간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상당수 농가가 마늘 농사를 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행정과 농협은 물론 농민회 등이 나서서 장사꾼의 농간을 차단하고, 마늘 농가들은 농가들대로 서로 정보교환을 하며 단합을 해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아울러 마늘이나 양파 등은 수확 이후 불과 3~4개월만 지나도 가격이 급등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전용 산지유통센터(APC)를 확보해 유통의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늘 농가들은 또 논마늘이 참뽕오디나 천년의 솜씨, 노을감자처럼 부안의 명품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향후 수년간 꾸준한 자금과 기술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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