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오디 작황은 어땠나요?
“오디를 길러서 팔기 시작한 이래 제일 좋은 해입니다. 오디는 비가 많이 오면 질도 떨어지고 수확도 할 수 없는데 올해는 꼭 필요한 때 한번 비가 오고 거의 비가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병해도 없고 맛도 달고 양도 많고 참 잘 됐습니다.”
- 오디는 언제부터 기르게 됐나요?
“누에를 기른지는 거의 40년이 돼가지만, 오디를 과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니까 11년 되었네요. 전국에서 최초로 부안에서 오디를 과일로 생산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고창에서 한창 복분자가 잘 팔리고 있던 시절이었는데, 제가 복분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오디라고 주장을 했지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코웃음쳤지만 지금은 1,000여 농가에서 오디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부안참뽕을 전국에서 제일 알아줍니다.”
- 부안 오디가 다른 고장 오디하고는 다른가요?
“부안에서 오디를 과일로 팔기로 하고 처음 도입한 뽕나무가 양은 많이 열리는데 맛이 없어서 상품화하기 어려웠어요. 근데 그 중 한 그루에 맛 좋은 오디가 열렸죠. 그래서 그 나무를 접목해서 보급하기 시작했는데 공식적인 등록 품목이 아니라서, 그냥 ‘과상 2호’라고 불렀죠. 처음 도입한 뽕나무가 ‘과상 1호’였거든요. 그러다가 부안에서는 ‘부안참뽕’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부안참뽕’은 그 자체가 고유한 품종의 이름입니다. 근데 이 품종이 다른 고장에서는 잘 안돼요. 경기도 이런 곳에서는 얼어죽고, 임실 순창 남원 이런 곳에서도 제대로 잘 자라지를 못해요. 부안같은 해안지대에만 잘 되는 것이죠. 그래서 부안 오디가 전국에서 제일 탐스럽습니다.”
- 올해 잘 안팔린다고 하던데요.
“올해 오딘 농사는 대풍인데, 세월호 사고 여파인지 찾는 사람이 줄었다고 하고요. 게다가 어디서 ‘씻어 먹지도 못하는 오디에 약을 친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수요가 더 줄었다고 합니다.”
- 부안 뽕은 안전한가요?
“전국에서 부안만큼 안전관리를 하는 곳이 없습니다. 부안 전체가 친환경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지만, GAP* 인증을 농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불시에 오디를 수거해 농약잔류검사를 하기도 하구요.”
- 앞으로 타개할 방법 없을까요?
“부안 뽕 전체의 경쟁력을 길러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모두 친환경으로 가야합니다. 근데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균핵병(오디가 하얗게 변하는 병)을 잡는 방법이 아직까지 없습니다. 여기를 보세요. 제가 친환경 교육을 받고 수료증이나 인증을 받은 내용입니다. 전국에 안가본데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도 아직까지 균핵병에 대해서는 완전한 방제법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씻어 먹지 못하는’ 오디의 특성상 방향은 친환경으로 가야 합니다.”
- 맑은숲 오디 농장은 어떻게 대처해 나가고 있나요?
“전국 최초로 오디를 상품화했기 때문에 유명세를 좀 타긴 하는데요. 있는 그대로를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같습니다. 특히 오디를 하면서 누에를 함께 기르거든요. 누에는 친환경을 증명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역할을 해요. 누에를 기르는 집에는 모기잡는 ‘에프킬라’도 쓸 수가 없어요. 담배도 못 피고요. 농약을 친 후 누에 기르는 잠사에 들어가면 누에들이 전멸합니다. 그만큼 오염에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체험오는 분들이 이런 환경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스스로 알아가기 때문에 서로 신뢰할 수 있고, 그래서 좀 비싸도 믿고 구매해 주시는 것같습니다. 균핵병 걸린 오디를 처음 봤을 때는 고객들이 싫어했는데, 체험하면서 직접 보고 따다보면 한 두 개 들어가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이젠 상품에 균핵병 걸린 오디가 들어가도 개의치 않고 골라내고 드실 수 있게 됐습니다.”
- 김진호씨는 처음 오디를 과일로 바라봤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하우스 오디 재배를 시작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작년부터는 딸 내외가 귀농하여 손녀까지 3대가 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다. 맑은 숲 오디 농장을 보면서 앞으로 부안 뽕 사업의 미래, 좀 욕심을 내자면 부안 농업의 미래가 친환경 농업에 있을 것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농식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농산물의 생산부터 수확 후 포장단계까지 농산물에 잔류랄 수 있는 농약, 중금속 또는 유해 생물 등의 위해 요소를 사전에 관리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는 제도. [농산물우수관리 : Good Agricultural Practices, G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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