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문화관광, 저를 통하면 더 잘 보여요

   
 
부안문화관광, 저를 통하면 더 잘 보여요

- ‘문화관광해설사’라는 직업은 알듯하면서도 잘 모르겠네요.
“제일 당혹스러울 때가 ‘관광 가이드’로 생각할 때입니다. 요즈음 어르신들은 해외 관광도 많이 하시잖아요. 그래서 ‘관광 가이드’를 잘 알고 계시고, 안좋은 기억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아요. 식당 소개나 특산물 가게 소개하고 커미션을 챙기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거죠. 우리는 지정된 교육을 받고, 도지사에게서 문화관광해설사 ID 카드를 받아요. 그리고 부안군에 고용된 거죠. 관광회사의 가이드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나름 자부심도 많구요.”
- 주로 하는 일은 뭔가요?
“말 그대로 문화관광해설을 하는 거지요. 그런데 관광지에 대한 자료는 인터넷만 봐도 많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각각 해설사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해설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해요. 관광객에게 부안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핵심이잖아요. 그래야 다시 찾아 주시죠. 그래서 관광객들에게 좋은 문화적 체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을 해 드려요. 새만금 현장이면 이 공사에 대한 정보가 중심이 되고, 갯벌에 가면 갯벌 생물에 대한 이야기, 마실길이면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줘요.”
- 그렇게 활동하시다 보면 보람도 많으시겠어요? 해설사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은요?
“처음 관광차에 올라타 안내하던 때가 가장 인상에 남아요. 우리끼리는 투어라고 해요. 차량에 동승해서 관광 일정대로 다니면서 계속 안내를 하는 거죠. 2010년에 코레일에서 모집한 팀을 맡았는데 처녀 투어 해설인 걸 말 안하고 해설을 했어요. 기죽지 않으려고요. (웃음). 엄청 긴장하고 새만금-채석강-내소사 코스를 안내했는데, 마무리를 하면서 관광객 중의 한 분이 ‘자기도 해설사인데, 침착하게 참 잘 하시더라’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차량 위에서 마지막 인사하고 박수받고, 내려서 가는 차에 손을 흔드는데 맘이 참 뿌듯하고 이거 나하고 참 잘 맞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 이게 직업이라고 할 만큼 보수가 주어지나요?
“보수나 처우 이야기를 하면 참 할 말이 많은데요. 한마디로 하면 처우는 자원봉사자구요, 요구받고 하는 일은 전문 직업인이죠. 이해돼요? 이 직업이 처음에는 김대중 정부 때 자원봉사원을 양성하는 차원에서 제안되었는데요. 그 다음에 일이 점차 힘들어지고 전문화되면서 소수 정예화 되기 시작했어요. 현재 부안에는 15명밖에 없어요. 2010년엔 28명이었죠. 일이 힘드니까 점차 줄고 있는데, 그 반면에 할 일은 더 늘고. 마실길 투어 같은 경우에는 너무 힘들잖아요. 할 사람이 없어요. 회장인 제가 정말 봉사 차원에서 하고 있을 뿐이예요.”
- 그렇군요. 애환도 많으시겠어요. 
“투어는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요. 등산을 같이 한다거나, 마실길을 같이 걸을 땐 체력이 문제가 되고요. 버스 투어에 참여할 때도 하루 종일 긴장이 계속되기 때문에 체력 소비가 많지요. 관광객도 유치원생부터 70대 80대 최고령 어르신들까지 다양해서 그 수준에 맞춰 준비하는 것도 힘들고요. 무엇보다도 일부 교양없는 관광객들이 막 대할 때 가장 스트레스 받아요. 하인 부리듯 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여자 해설사분들 중에는 성적인 농담을 들은 분들도 있구요.”
- 이 직업도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감정노동의 한 부분이군요. 부안 관광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참 말씀 드리기 어려운 부분인데요. 오전에 부안의 맛과 멋에 대해서 열심히 해설을 하고 점심을 먹는데, 가격에 맞지 않는 부끄러운 밥상이 나오면 참 난감합니다. 한번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보여주는 거예요. 백합죽을 시켰는데 바지락죽을 줬다면서 고발한다고 말이죠. 이런 때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약간 허탈한 듯한 표정으로 하는 반문에, 한숨으로 답했다. 많지는 않은데 가끔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이 부끄럽다고 한다. 심지어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하잖는가? 관광 부안의 좋은 이미지를 쌓기 위해서 ‘전문인’으로서 노력을 기울이는 해설사들의 노력을 보면서, 주민들의 관광에 대한 의식도 고양되어야 하고, 군의 관광 행정도 제대로 집행되어야 성과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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