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동장군이 심술을 부려 몸을 움츠려들게 하더니만 결국 사무실의 수도가 얼어 터져버렸다. 이런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 아침 6시가 되면 불을 환하게 밝히며 축구공을 쫒아 열심히 뛰어다니는 아침운동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
총무겸 재무 역할을 하고 있는 보문당인쇄소의 이봉노씨의 문자메시지가 회원들에게 아침마다 정확히도 배달된다. “20여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매일아침 메시지를 날리지만 요즘같이 추운 날에는 10명이 조금 안되게 나옵니다. 그래도 눈이 오나 비가와도 매일 나오는 것이 대단해요. 운동장에 인조잔디와 라이트시설이 되고 그게 가능하게 되었지요”
조기축구회냐고 물어보니 한사코 조기축구회는 아니란다. 그냥 아침운동을 좋아하는 사람 몇몇이 공을 차다가 한 명 두 명 불어나서 문자메시지 리스트가 좀 늘어났을 뿐이라고 한다. 전임 경찰서장님이 무척이나 아침운동을 좋아하셨는데 그 때는 경찰서직원팀들과 친선경기도 많이 하며 운동장이 항상 북적거렸다고 한다. 부안에는 원래 풋볼클럽이나 조기축구회가 여럿 있었고 매일 아침 부안중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즐겼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핵폐기장 유치와 관련된 갈등으로 그것이 깨져버렸고 한동안 침체기를 지나 지금의 부안초등학교에 인조잔디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매일 아침 벌어지는 경기는 물론 친선이 목적이지만 회원들의 승부욕은 넘쳐 난다. 일요일은 아침 콩나물해장국 내기가 걸리기도 하는 데  한 번은 경기에 완패한 팀의 한 회원이 진심이 묻어나는 절망하고 있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피곤함과 무기력이 느껴지시는 분은 우루사를 먹으려 하지 말고 아침 이불속의 달콤함을 떨쳐버리고 부안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나가 보시라.
김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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