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언어와 민족이 달라도 마음속 깊이 그 의미가 전달된다.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넘어 눈물을 흘리게, 또 마음의 평안을 주기도 하는 마법 같은 것이다. 듣는 것을 넘어 희망을 전해주기도 아련한 기억을 떠올려 추억을 선물하기도 한다. 여기에 덧붙여 음악은 마음을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놀라움이 있다. 그래서 음악은 위대하다.
태풍 다나스가 북상하면서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지난 8일 저녁 6시 부안예술회관을 찾았다.
부안 아리울 오케스트라단을 만나기 위해서다.
부안예술회관에 도착하자 연습이 시작되는지 안에서 끼깅~ 끼깅~ 하는 악기 조율소리와 들렸다. 계단을 올라 2층에 올라서자 바이올린, 비올라, 플루트, 트럼펫, 트롬본 등 각종 악기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각 파트별로 연습을 하는 듯 여러 방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가장 먼저 바이올린 연습실에 들어섰다. 끼잉~ 끼잉~ 끼잉~ 끼잉~ 단원들은 일제히 활을 빠른 속도로 상하로 반복하면서 지도교사의 구령에 맞춰 ‘밤의 여왕’이라는 곡을 연습하고 있었다. 진지한 모습이었다.
여기서 김보경(부안동초6)양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여인의 향기’를 좋아하다는 김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다고 한다.
“엄마께서 저의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일찍부터 바이올린을 시켰어요. 그게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아리울 오케스트라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바이올린이 더 재미있어졌어요. 여럿이 하니까 더 신나고  특히 제 바이올린 소리가 다른 악기와 화음을 이루어 웅장한 소리가 나올 때면 너무 좋아요.
이 기회를 바탕으로 훌륭한 바이올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바람을 말했다.
이곳에서 나와 다른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비올라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곳 역시 교사에 지도에 따라 활을 키며 ‘밤의 여왕’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 옆방에서는 플루트와 클라리넷 소리가 들렸다.
또 다른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관악기인 호른과 트럼펫, 트롬본 소리가 웅장하면서도 경쾌하게 전해졌다. 이곳에서 호른을 연습하고 있는 김세영(부안동초4)양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김양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호른을 선택했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치지만 저는 왠지 호른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는 있어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그 옆방에서는 작은 소리지만 쿵쿵 딱쿵~ 쿵쿵 딱쿵~ 드럼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자기가 맡은 파트 악기 연습에 열심이었다.
각 파트별 연습은 7시 30분까지 이어졌고, 7시 4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합주 연습이 시작되었다.
합주는 박귀순 지휘자에 지도아래 진행됐다.
단원들은 파트별로 위치를 정하고 박 지휘자에 지도에 따라 연주했다. 곡목은 ‘변산아으리랑’이었다. 연주가 시작되자 지도교사들은 단원들에게 계속 무언가를 주문하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합주에 함께했다.
또 아이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악보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을 하며 연주했다. 아직 섬세함은 갖추지 못했지만 제법 오케스트라단의 포스가 느껴질 정도로 감동이 전해졌다.
현재 부안 아리울 오케스트라단은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악(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관악(호른, 트럼펫, 트롬본, 플루트, 클라리넷), 타악(세트드럼)기 등 60여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창단 기간은 짧지만 다양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열린 부안예술제와 청소년 락 페스티벌에 초청됐고, 올해는 지난 5월에 열린 제2회 마실축제와 전라예술제에 초청돼 9월 6일과 10일 이틀 동안 연주를 선보이며 오케스트라단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오는 12월 14일 ‘무안 희망의 오케스트라단’과 합동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리울 오케스트라단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한 1인 1악기로 정부 예산으로 무료 대여 지원 된다.
하지만 이 사업은 3년 동안 정부에서 예산이 지원되며, 이 후에는 지자체나 다른 곳에서 예산을 마련해야 된다.  때문에 부안 아리울 오케스트라단이 명맥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을 위해서는 부안군과 공공기관, 학부모 등 많은 군민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업은 ‘엘 시스테마’에서 착안해 문화관광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이다.
엘 시스테마란 1975년, 베네수엘라의 총소리뿐이었던 어느 허름한 차고에 전과5범 소년을 포함한 11명의 아이들이 총 대신 악기를 손에 들면서 시작 되었다.
이들은 난생 처음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삶은 변했다. 그리고 35년 뒤, 차고에서 열렸던 음악 교실은 전역의 센터로 퍼져나갔다. 11명이었던 단원 수는 30만 명에 이르렀다. 거리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오늘을 선물한 프로젝트이름이다.
이처럼 음악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만큼 커다란 힘이 있어 우리 정부에서도 오케스트라 사업을 전국적으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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