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으로 사물놀이의 꿈을 다시 찾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사일 돕기, 겨울철 연탄배달, 김장담그기, 독거노인 말 벗해주기, 집 고쳐주기, 주거환경 개선과 같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재능 봉사가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남을 위해 사용한다면 이 또한 가슴 따뜻한 일일 것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재능으로 따뜻한 봉사를 실천하는 이영경(36)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영경 씨는 부안이 고향은 아니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지난 2007년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이후 평범한 주부로 지냈다. 그러던 중 2009년 3월 부안종합사회복지관으로부터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받게 된다. 이에 이씨는 흔쾌히 승낙을 하고 노인대학 사물놀이반을 맡아 매주 2회씩 어르신들을 위한 지도에 나선다.
이 씨의 아름다운 봉사는 이영경 씨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출발한다.
이씨는 대학교 1학년 시절 학교 탈춤동아리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탈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탈춤동아리였지만 사물놀이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장구를 시작하였고 차츰 소고와 꽹과리 등 다른 사물악기를 익히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사물놀이에 완전히 매료되었는데 이때 이씨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하던 이 씨는 전공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3학년 무렵 자퇴를 결심한다.
대학을 포기하고 무작정 사물놀이를 하는 선배들이 있는 순천으로 내려간 이 씨는 이곳에서 ‘우리문화연구회’라는 국악단체의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는다.
선배들과 함께 순천문화예술회관에 열리는 축제를 비롯, 광양 청매실 축제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사물놀이를 향하는 자신의 재능과 꿈을 발견한다.
이 씨는 2004년 전주로 자리를 옮겨 ‘전통예술원모악’ 단원으로 잠시 활동하게 된다. 이 후 2007년 3월 남편의 고향인 부안에 정착하면서 부안종합사회복지관과 인연을 맺어 노인대학 사물놀이반을 맡아 지도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이씨는 어르신들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흥겹게 사물놀이를 가르쳤다. 처음에는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눠서 지도했다.
초급반은 장구를 중심으로, 중급반은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사물놀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악기들을 가르쳤다. 시간이 갈수록 어르신들의 실력이 향상되었고, 배우면서 흥겨워하는 모습에 그녀는 보람을 느꼈다.
출산문제와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종합사회복지관을 떠났던 이영경 씨의 가르침을 좋아했던 복지관은 올해 또 그녀에게 일을 맡겼다.
그러나 이번에 더 많은 노력과 섬세함이 요구되었다.
시각, 청각, 지체, 지적 장애우를 대상으로 지도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씨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사물놀이의 열정은 장애우들의 재능과 열정을 일깨웠다.
이씨가 장애인들을 지도하게 된 것은 지난 6월. 벌써 두 달을 넘기고 있다.
이씨는 장애인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에는 한 번도 지도해보지 않았던 대상이라 어려움이 많고 가르치는대로 잘 따라올지 의문이었어요. 그래서 쉬운 가락으로만 지도했었죠. 그런데 장애우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하는것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어려운 가락도 하나씩 프로그램으로 늘리고 있어요. 사물놀이 지도를 통해서 장애우들에 대한 저의 편견을 발견한 것이죠.”
이씨는 사물놀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꿈을 다시 일구고 있다.
태평소, 한국무용, 진도북춤, 고창고깔소고 등을 깊게 배워 선반설장구, 부포놀이(꽹과리), 진도북춤 등 개인발표회를 갖고자 하는 소망을 꾸준히 일구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소외된 이웃과 함께 재능을 나누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이영경 씨. 이 씨의 아름다운 봉사의 삶이 재능과 꿈으로 활짝 꽃피워지길 소망해본다.
이서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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