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이사들 명예훼손으로 고소.. 3년간 사사건건 서로 대립

계화농협이 3년째 내분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김태동(60) 조합장은 지난 4월7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차기 선거의 유력한 후보자인 자신을 낙선시킬 목적으로 비방’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이 조합 이사 7명 중 6명을 정읍지청에 고소했다. 조만간 이사들도 맞고소할 태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1년 12월 조합장 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태동 조합장은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되는 행운(?)을 안게 된다. 선거운동을 펼치던 양아무개 씨가 자신이 입후보 자격이 안된다는 사실을 후보 등록 직전에야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사들은 대부분 양아무개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당시 “너무 억울해서” 이사 선거에 나섰고 이때 이들 7명은 김조합장 측의 후보들을 누르고 전원 당선되는 이변을 낳게 된다. 말하자면 농협 살림을 책임져야 할 조합장과 이사들의 불행은 이때부터 예고됐다.

이들의 갈등은 지난 2월2일 정기총회에서 증폭된다. 총회장에서 이사들은 감사의 ‘감사 의견’에 이견을 제시하며 성토하자 조합장은 이들을 퇴장시켰고, 이에 대해 일부 대의원들이 반발해 다시 재입장하는 등의 ‘공개적’ 갈등을 겪는다.

이사들은 급기야 총회 뒤 갖는 주민 좌담회에서 조합장을 공격하는 유인물을 살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합원 전원에게 지난 3년 동안의 조합장과 임원, 감사들의 비위 사실을 폭로하게 된다. 이들의 폭로는 인사 문제와 적자 RPC(미곡종합처리장)의 개보수 추진, 감사가 공정하게 감독하지 않고 집행부 편을 든 점 등이다.
뒤이어 김태동 조합장이 이사들의 폭로에 해명서를 내고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 반박한다. 그러자 이사들은 재차 문제를 제기했고 바로 이 두번째 문제 제기가 계화농협 내부를 송사로 돌입하게 하는 데 시동을 걸었던 셈이다.

이사들은 △2003년 조벼 수매에서 조합장 측근의 쓰러진 벼만 수배하여 4억7천만원의 RPC 적자를 기록하고 △인사로 공개 채용을 하지 않고 앞서 수매 과정의 자녀가 직원으로 채용했으며 △익산 쌀을 계화 쌀보다 비싸게 매입하여 계화 쌀 살리기에 역행하고 △감사가 실비를 타기 위해 ‘안건 없는 이사회’를 개최했다는 지적이 의도가 있다고 공박했다.

김인덕·박병무 두 감사도 이사들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낸다. 감사들은 이 자료를 통해 “최근 집행부가 운영 공개를 하는 마을 좌담회 석상에 집행부와 감사들을 비난하는 유인물을 배포하여 조합원님들의 여론을 분열시키고 이간질시키는 이사들의 행태가 실망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감사들은 “지난 한 해 감사로 일해 보니 누구보다도 우리 조합원을 위해 이사회가 새로운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고 조합원을 위한 정책결정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이제는 감사까지 매도하며 본인들 입장만 두둔하는 이사들이 진정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과연 우리 농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계화농협 사태는 지난 3년 동안 조합장과 이에 반대하는 이사들이 사사건건 대립하며 파행을 거듭했고 이제 법정 공방의 늪 속으로 빠르게 빠져 들고 있다. “경제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조합장과 이사들이 벌인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2천 조합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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