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악단으로는 최초…35명의 단원들 땀의 열매

   
▲ 백산면 파랑새 풍물단이 지난달 29일 열린 ‘제32회 전라북도 시·군 농악경연대회’에서 부안군 최초로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사진은 올해 열린 ‘제2회 부안마실축제 읍·면 농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단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우리의 전통가락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원동력”

백산면 ‘파랑새 풍물단’이 지난 6월29일 열린 제32회 전라북도 시·군 농악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역농악단의 농악경연대회 우수상 수상은 부안군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른 지역팀과 달리 면지역 단일팀으로 출전해 이 같은 성적을 거둬 그 의미는 더욱 빛났다.
‘덩 더덩 덩 더덩~ 갱 개갱 갱 개갱~ 덩 덩 더덩 덩~ 덩 더덩 더덩 더덩~ 덩 덩~ ’
흥겨운 풍물 소리가 백산면의 밤공기를 가른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 7시 30분이면 백산면사무소에서 풍악이 울려 퍼진다. 백산면 파랑새 풍물단이 지난 2008년 이곳 지하1층에 둥지를 틀고 매주 2회 2시간씩 엽습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파랑새 풍물단은 지난 2004년 12월 12명의 단원들이 뜻을 모아 출발했다. 전통가락의 멋과 맛을 배우고자 하는 취지였지만 주민들의 단합과 어울림을 위한 출발의 의미도 컸다.
그렇게 시작한 파랑새 풍물단이 지금은 전북도에서 세 번째로 으뜸가는 위치로 성장했다.
파랑새 풍물단은 창단 초기에는 악기도 잘 갖춰지지 않았고 의상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 있었다.
처음이다 보니 가락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고 서로 눈치 보기가 바빴다고 한다. 평소 농사일과 생업에 종사하느라 장구나 꽹과리를 만질 시간도 부족했다. 그러나 단원들의 배우고자하는 열정과 지도 선생님의 성실한 지도 아래 시간이 갈수록 실력은 쌓여갔다. 단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어김없이 연습실을 찾았다.
단원들은 3개월의 노력 끝에 첫 번째 시험을 치렀다.
2005년 3월 23일 열린 백산면 노인위안잔치였다. 떨리는 순간이었지만 단원들은 평소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명나는 사물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을어르신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단원들에게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흘린 땀이 헛되지 않아 단원들이 더 없는 기쁨과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단원들은 더욱 연습에 매진하게 된다. 같은 해 4월26일 동학농민혁명 백산봉기 대회에 첫 초청을 받았는데 해마다 참여하면서 지금은 이 행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8월15일 백산면민의 날에도 꾸준히 실력을 선보이며 주민들의 흥을 돋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렇듯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단원들의 실력이 부쩍 늘었다.
특히 2010년 홍석렬 사단법인 부안군 국악협회 지부장이 단원들을 지도하면서 한층 더 성숙된 풍물단으로 거듭나는 전기가 마련됐다.
홍석렬 지부장은 지난 2003년 펼쳐진 제23회 전국 고수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파랑새 풍물단은 홍 지부장의 가르침으로 지난해와 올해 열린 제1·2회 부안마실축제 읍·면 농악경연대회에서 연이어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파랑새 풍물단의 명성은 지난 6월에 열린 제32회 전라북도 시·군 농악경연대회에서 부안군 최초로 우수상을 차지하면서 더욱 높아졌다.
허순덕 단장은 “우수상을 받은 것은 단원들이 바쁜 일과 속에서도 연습에 게을리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이 수상의 가장 큰 원동력 이었다”며 “뒤에서 후원해준 박천호 군의장을 비롯한 유인갑 백산면장, 정재원 이장협의회장, 주민자치위원회 이만석 위원장의 도움이 컸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 단장은 이어 “김영곤 부단장, 정병엽 부단장, 김연순 부단장, 권강현 총무, 양우대 고문 등 임원진의 협조가 있어서 이렇듯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동료단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파랑새 풍물단은 우수상 수상 기념사진을 촬영하지 못할 정도로 대회에 모든 정열을 쏟았다.
이제는 명실상부 ‘부안군 최고의 풍물단’으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오늘의 파랑새 풍물단이 있기까지에는 허순덕(여·53) 단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단장은 이평베틀농악단(장구)과 정읍시립단원(소고)으로 활동한 바 있는 실력파이면서도 회원들이 시간을 내어 풍물에 관심을 갖도록 참여를 독려하고 단원들이 단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열정이 대단했다고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파랑새 풍물단을 지도한 홍석렬 지부장은 “허순덕 단장은 풍물단의 실력향상과 화합과 협동하는 팀으로 만들기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했다”며 “단원들의 연령이 20~70대로 다양하지만 단원끼리의 호흡이 매우 좋다.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과 뜻이 잘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으로 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랑새 풍물단은 꽹과리 4명, 징 3명, 장구 6명, 북 3명, 소고 11명, 기수 4명, 양반 역할 1명, 포수 역할 1명, 스님 역할 1명 모두 35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파랑새 풍물단은 내년에 열리는 제33회 전라북도 시·군 농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원들은 부안을 대표하는 풍물단으로 성장한 만큼 전통의 가락과 멋을 배우고 알아간다면 대상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리 것을 배우고 지켜가는 파랑새 풍물단이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상할 지 기대해 본다.
이서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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