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문화재단이 조만간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역의 몇몇 유력인사들이 자금을 출연하여 3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단설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만일 부안문화재단이 설립되면 전북도내 군지역 최초의 문화재단이 탄생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도내 최초라는 것 외에도 문화재단의 역할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익산문화재단과 전주문화재단의 활동에서 나타나듯이 문화재단은 한국예총이나 민예총과 같은, 단순한 행사위주의 문화예술단체가 아니다.
국가에서 공모하는 규모있는 문화사업에 응모하여 이를 수주하는 역할과 함께, 부안군이 추진해야하는 문화예술정책에 멘토적으로 관여하는역할도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마실축제와 같은 지역의 대표축제를 기획총괄할 수도 있고, 지역의 문화예술 및 관광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일에도 깊게 참여할 수 있다.
이렇듯 지역의 문화예술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진단분석하여 대안을 정책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부안문화재단에게 주어진 역할과 임무라 말할 수 있다.
부안문화재단이 설립된다는 소식에 필자는 먼저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하고자 한다.
부안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관광자산을 전국에, 나아가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가치를 공유한다는 남다른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부안문화재단의 설립과정을 지켜보면서 조금은 우려스러운 부분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부안문화재단이 부안과 부안군민들이 공유하는 문화법인단체라면 그 설립과정을 군민들에게 미리 알리는 공론화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십명의 인사들이 3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만들어서 부안문화재단을 출범시키는 과정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부안문화재단의 출범의 전제조건일 수 있는 ‘자금확보’를 굳이 특정인 몇 명만의 책임과 권리로 가져가는 행태가 그리 문화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안문화재단이 관련조례의 제정작업을 거쳐 언젠가는 부안군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문화재단으로 성장발전한다면 이번 재단설립의 진행절차는 더욱 신중을 기했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부안문화재단이 갖는 취지나 의미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과정에 하자가 있다면 그 의미와 취지가 결국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문화재단설립을 추진하는 사람들과 부안군은 지금이라도 깊게 헤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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