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산 너머 人家도 없는
깐사골에 우리밭 있었네
키 작은 할머니 오리 길 밭 매러 다녔네
가을 수수밭에서 꿈 키웠지
수숫대처럼 크고 싶었네
가을 하늘 참 맑았네
여름 날 자지 덜렁 내놓고 멱 감던 방죽 있었네
갈증 날 때 한 바가지씩 퍼 마시던 옹달샘도 있었지
그 언덕 너머 장작골 동네 나오지만
감히 못 넘었네
보리밭에 문둥이 숨어
아이들 잡아먹는다기에
무서워서 무서워서 못 넘다가
밭 팔고 고향 떠나
삼십 년 훌쩍 지나 넘었네
깐사골 방죽도 깐치시암도
수수밭도 보리밭 문둥이도
장잣골도 내 유년도

없,
었,
네,
넘지나 말 걸



▶고향은 어머니의 품과 같아서 떠나야 그립다. 선명하다. 너무 그리워서 내 어렸을 적 나이만한 내 아이들 데리고 갔다. 집에서 먼 고추밭 보리밭이었던 깐사골. 내 어린 날을 아이들이 어찌 알랴마는 보여주고 싶었다. 배고파 먹던 하얀 찔레꽃까지.
?‘깐사골’은 줄포에 있는 땅이름으로 원래는 깐치시암골(장잣골 남쪽 들판의 샘이 있는 골짜기로 근방 땅 모양이 까치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전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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